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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의 픽앤뷰(Pick n View)]'좋은' 인플레이션도 속도가 문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인플레이션 공포에 사로잡혔다. 다른 자산가격 책정의 기준점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다. 미국 증시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한 것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코스피지수는 3000선이 깨졌고, 원화 가치도 절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정부와 기업, 개인들 가릴 것 없이 돈을 빌렸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모두 인플레이션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도 성격이 다르다.

 

먼저 '좋은' 인플레이션이다. 수요 회복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이 바탕이다. 경제 성장과 동반한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나쁜' 인플레이션은 공급 축소, 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다. 예를 들면 '오일 쇼크' 당시와 같다. 비용이 상승하면서 물가는 급등하고, 경기는 침체된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유가가 다소 들썩이긴 했지만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경기 지표 개선이 이끈 '좋은' 놈일 가능성이 더 높다. 문제는 성격이 아니라 속도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과 정상화는 모두에게 부담이다.

 

미국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정부 지출이 경기 과열로 이어져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경제는 수많은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경기 부양책이야말로 큰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역시 "코로나19 전개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수요회복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한다"며 " 그렇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은 진화에 나섰지만 금융시장은 이미 기대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높여놨다.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소위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라고 볼 수 있는 BEI(Break-even Inflation Rate)는 2%를 넘어섰다.

 

아줌마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인플레이션을 바라보자. 미국 국채 금리가 무엇인지, 매달 통계로 나오는 물가상승률이 몇 퍼센트인지는 관심이 없다. 그저 생활비로, 장바구니로 체감할 뿐이다.

 

작년 5월 4억6000만원에 재계약한 전세집이 최근엔 전세 실거래가로 6억9000만원이 떴다. 전세만료가 아직 1년 2개월이나 남았지만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세입자 입장에서 보면 인플레이션 정도가 아니라 이미 돈은 똥값이 됐다.

 

대파 가격은 또 어떤가. 한 단에 만원까지 했던 가격이 좀 내렸다고는 해도 7000원은 줘야 산다. 농산물 가격이야 들쭉날쭉하니 좀 기다리자며 절반 짜리 실속형 대파로 버티고 있지만 좀처럼 내리질 않는다. 요즘 맘카페에 줄줄이 올라오는 대파 기르기 인증샷은 아이 체험용이 아니다.

 

애들이 잘 먹는 계란도 예전 한 판 가격은 줘야 15구 짜리를 담을 수 있다. 아줌마 입장에서 보면 왜 이제야 인플레이션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지 의아할 정도다. 저금리 샴페인에 취한 사이 인플레이션은 이미 생활 깊숙이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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