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양효진 선수에게서 배우다
개인이나 사회나 이 세상에 하고 많은 비극들은 대부분 그치지 않는 탐욕에서 비롯된다. 능력의 한계가 있는 인간이 욕심이 많을수록 불만족도가 심해져 불행해지는 것은 인간으로서 피해가기 쉽지 않은 일이다. 거의 모든 대통령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던 까닭도, 사법부 수장이 거짓말을 하여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까닭도 모두 욕심 때문임을 어찌 부인할 수 있겠는가? 얼치기 소피스트들이 같은 소씨라며 소크라테스와 같은 족보를 뽐내며 설치는 장면도 죄다 탐욕에서 비롯되었을 게다.
한국 여자 배구계의 '블로킹 여제'로 군림해온 양효진 선수가 오래 만에 그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섭섭해 하기는커녕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11시즌이나 블로킹 1위를 해온 게 영광스럽다. 언젠가는 깨질 줄 알았기에 더는 미련이 없다"고 하였다. 점잖은 어른의 말씀을 넘어 노철학자의 심오한 세계관이 배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온갖 욕심에 얽혀들어 부끄러운 줄 모르고 허우적거리며 싸움박질 해대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양선수를 초청하여 인생 강의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안무치(醜顔無恥)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사들이 헛소리를 덜해야 우리들의 정신세계를 오염시키는 영혼의 초미세먼지가 조금이라도 가시지 않겠는가?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설립된 공기업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멋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땅을 헐값으로 사들여 대규모 불로소득을 취하려는 행각도 모두 욕심 때문이다. 그들이 외치듯이 최고 엘리트들로서 최고 대우를 받아 부러움을 받으면서 한쪽 눈을 감은 채 노다지를 깨내려는 아귀다툼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LH공사의 존재 이유가 벼락부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닌데도, 전임사장이자 현직장관의 "일부 일탈"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해석에 무슨 꿍꿍이가 들어 있을까?
만족하기 어려운 인간이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아가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가보다. 그래서인지 노자(老子)는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다.(도덕경44.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고 강조 하였다. 그래서 "너무 아끼면 반드시 크게 손해보고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라고 하였다." 인간 세계의 모든 불행은 멈추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블로킹 퀸' 자리를 내놓은 양효진 선수는 그동안 좋은 결과로 보상을 받아 감사하다며 뒤늦게 블로킹 1~2위를 한 선배들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그리고는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선수가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뛸 의지를 다지게 하는 힘은 바로 만족에서 나오는 듯하다. 양효진 선수! 브이아이시티오알와이!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