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Zero) 칼로리 관련 음료가 주목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음료업계가 탄삼음료를 중심으로 설탕을 뺀 제로 칼로리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제로 칼로리 제품은 열량이 없다고 표기되는 식품을 뜻한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100㎖당 5칼로리(㎉) 미만일 경우 제로 칼로리 표기가 가능하다.
지난달 말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제로'를 출시했다. '칠성사이다'의 맛과 향은 유지하면서 무설탕과 0㎉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코카콜라도 지난 10일 기존 스프라이트에서 설탕을 뺀 '스프라이트 제로'를 출시했다. 국외에서 이미 인기 있는 상품이지만 국내에서 스프라이트 제로 판매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화에서도 지난 12일 온라인 전용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브랜드 '부르르(brrr)' 콜라·사이다를 출시했다.
음료업계에서 제로 칼로리 탄삼음료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아오츠카에서 2009년 국내시장에 제로 칼로리 사이다 원조 격인 '나랑드사이드'를 선보였다. 콜라 부문에서는 2006년 출시된 코카콜라 제로가 15년 동안 독주했다.
지난해까지는 콜라와 사이다 분야에서 제로 칼로리 제품군 경쟁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제로 칼로리 신제품이 쏟아지며 출시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로 칼로리 탄산제품을 너나할 것없이 출시하는 데는 코로나19가 한몫을 했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확찐자'인 소비자들이 무설탕, 저칼로리를 내세운 탄산 음료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원에서 지난해 1329억원으로 4년 만에 47%가량 증가했다. '나랑드 사이다'의 매출액은 2019년 156억원에서 2020년 328억원으로 증가했다. '칠성사이다 제로'는 출시 1개월 만에 400만개가 넘게 팔렸다. 지난 1월에 출시한 '펩시 제로 슈거'는 500㎖ 1종으로 온라인과 편의점에만 공급했는데도 40여 일 만에 200만개가 팔려나갔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회에서 설탕(당류)이 들어간 음료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건강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법안이 추진되는 점도 제로 칼로리 제품 출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가당음료를 제조·유통하는 회사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안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이 100ℓ당 10~13㎏이면 100g당 1만1000원, 16~20㎏이면 2만원, 20㎏을 초과하면 2만8000원 등 설탕 함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부담금을 물린다.
강 의원은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고서에서 설탕의 과다 섭취 시 비만, 당뇨병, 충치의 주요 원인이며 건강한 식품 및 음료의 소비를 목표로 보조금 등의 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원재료를 기호품으로 낙인 찍을 수 있다는 점,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을 수 있다는 점, 세금을 피하기 위해 근본적인 제조법을 바꿔야 한다는 점 등의 이유로 우려하고 있다. 설탕은 담배와 같은 기호품이 아닌 음식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 및 체중관리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업계가 자발적으로 무가당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면서 "강압적인 '설탕세' 도입은 지양돼야 한다. 이해당사자, 전문가, 소비자의 충분한 의견 반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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