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방영된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일부 상류층 학부모들의 빗나간 교육관을 그렸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극명하게 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위 일류라는 스카이대학에 집착하는 모습이나 예술 계통의 줄 세우기 등 학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교육하는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목표를 달성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쩌면 우리 교육 현실은 스카이캐슬 신드롬에 휘말려있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가 일류 대학을 나온다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증후군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만을 추구하려고 하는 모습일 뿐이다. 수능이나 입학시험에 온 가족이 매달리는 모습은 다 이러한 잘못된 교육관에서 비롯됐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사회이다. 머지않아 5차 산업혁명이 다가온다. 이러한 시대는 일류대학이나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 학위도 마찬가지다. 창의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누구와 함께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새로운 시각에서 통합적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지 요구하는 시대다.
특정 대학에 특정 학과를 나와 한 직장에서 평탄하게 사는 시대도 아니다. 한 마디로 평생직장 시대가 아니라 고용가능의 사회이고, 풀타임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적인 파트타임이 확대되는 시대다. 미래학자들은 한 사람이 20개에서 30개 정도의 직업을 갖고 사는 시대가 도래한다고도 예견한다.
특정 대학이나 특정 학과를 졸업해 평생 안정된 직업으로 살 수 있는 사회도 아니다. 소위 일부 전문직 또한 평생 유지될 수 있는 사회도 아니며,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직업군에 해당한다. 스카이캐슬 신드롬에 매몰되는 교육관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한 줄 세우기식으로 일류 대학을 바라볼 게 아니라, 세계 모든 대학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할 수 있는 직종이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사회는 어쩌면 '직업유목민(Job nomad)' 시대가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교육은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알 수 있도록 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관계를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모든 환경과 조화롭게 가꾸며 사는 모습을 가르치는 것이기도 하다.
유럽국가의 경우 대학 진학률이 40~50% 사이에 머물고 있다. 능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는다거나, 특히 일류 대학을 쫓는다면 이는 곧 잘못된 사회라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적 교육은 지금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교육 방법의 혁명적 변화에 따라 학교 자체의 존폐가 위태로울 수도 있는 사회다. 한마디로 특정 대학 특정 전공만을 고집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전공의 벽이 허물어지고 국가 간 교육의 벽도 허물어지면서 교육 기관도 허물어지는 사회가 4차, 5차 산업혁명 사회이다.
이러한 산업혁명을 인식하지 못하는 스카이캐슬 부모들의 모습은 서글퍼보이기까지 한다. 행여 이러한 모습이 이들만의 모습일까 우리는 자문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올바를 때 교육이고, 바르지 않을 때는 이미 교육이 아니다. 실패와 포기, 아픔과 내려놓음, 기다림을 가르치는 게 바로 교육이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높은 것, 오르는 것, 갖는 것, 지배하는 것에만 너무 비중을 두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자신을 모르는데 남을 알 리 없고, 이웃을 알 리 없고, 환경을 알 리 없고, 국가와 민족을 알 리 없다. '나 우선 나 으뜸' 교육에 너무 매몰돼 왔기 때문이다.
교육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나라의 모습을 지킬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안에 사는 우리 모습 하나하나를 볼 때 교육이 이대로는 안 된다고 다시 생각한다. 모두가 다른 모습을 하는 '우리'에게는 다른 교육이 필요하고, 인생 목표 또한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 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는…
2015년부터 한양대 고등교육연구소장을 맡아 한양대와 국내외 대학 교육을 연구하고 있다. 호남대 제9대 총장, 상명대 제8대 총장을 지냈으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과 한국대학총장협회장을 역임했다. 한양대 교육학 학사를 마친 뒤 서던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교육행정학 석사, 동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를, 트라이스테이트대학교 인문학 명예박사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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