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라면, 소비시장의 현재를 가름하는 '파노플리 (effet de panoplie) 효과'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집합(set)이라는 뜻으로 판지에 붙어있는 장난감 세트처럼 동일한 맥락을 가진 상품의 집단을 말한다. 어린이가 장난감 경찰 놀이세트를 사용하면 마치 경찰관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장난감 청진기를 가지고 인형의 가슴을 진단하면서 의사처럼 대리만족을 한다. 마찬가지로 파노플리를 이루는 상품을 소비하면 그것을 소비할 것이라고 여기는 집단에 소속될 것 같은 환상을 준다. 이를 파노플리 효과라 한다.
경기의 저점 현상으로 소비심리감소와 지출규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3000원의 분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유명브랜드의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소비형태가 극단적인 '파노플리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일부에선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도 표현한다. 하지만 브랜드 충성소비나 상표 충성형 소비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소비적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비현상이라 할 수 있다.
커피전문점의 커피는 그들만의 독특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과거의 다방 커피와는 달리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프치노, 카페라떼,카라멜마끼야또 등. 종류도 많고 이들을 다시 어떤 원두로 어떻게 갈고, 로스팅했느냐에 따라 맛과 가격이 달라진다. 다소 과장하면 소비자의 수만큼 커피의 종류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파노플리적 소비 브랜드를 꼽자면 아마도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브랜드 커피와 빕스 등의 유명 페밀리 레스토랑 그리고 샤넬, 구찌 등의 명품 사용자들이 추구하는 소비형태가 아닐까 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모든 업종이 매출 하락과 수익성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유별나게 저점 경기에도 매출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몇 시간씩 대기수요가 몰리는 업종이 소위 명품브랜드라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한편으로 씁쓸하기까지 하다.
창업시장도 마찬가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소위 명함형, 자기과시형 창업 아이템들이 그러하다.
수많은 창업자가 생계를 위해, 아니면 자아실현을 위해 창업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창업의 궁극적 목적성은 수익성 극대화이지만 체면, 지위, 학벌, 그리고 주변의 시선 때문에 보여주기 위한 또는 과시하고 싶은, 소위 창피하지(?) 않은 아이템을 창업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특히나 명함형 혹은 체면형 창업을 하는 계층을 보면 독특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소위 대기업 간부로 근무했거나 군 간부, 고위 공직자 등 창업 전 나름 좋은 직장과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많다. 예컨대 영어적 표현으로 "~~Use to be"와 같이 "내가 전에 뭐였는데..."로 표현되는 과거 지향형 생각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창업은 현실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능력과 환경을 고려한 유망한 창업 아이템을 선정하고 노력했다면 단언컨대 아마도 지금과 같이 실패한 자영업자는 대폭 줄어들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창업자는 실패보다 성공을 예견하고 창업을 실행한다. 당연히 성공이라는 장밋빛이 그들에겐 희망이고 이상이기 때문이다.
창업은 브랜드의 유명도가 표적고객 소비성향에 근접하는 흡입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유명브랜드가 성공창업의 조건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창업은 전쟁이다. 아니 어찌 보면 철저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결코, 남의 이목도, 체면도, 화려한 과거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곧 자신만이 정답일 뿐이다
꾸준히 열리고 있는 창업박람회에서 수많은 브랜드들이 그들만의 장점과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보여주고 있다. 옥석을 가르는 혜안은 창업자의 몫이다. 유명한 브랜드가 반드시 유망하지 않은 이유로 설명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성공의 밑받침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다.
창업에서의 성공은 먼저 자신을 발견하고 알아나가는 과정부터 준비해야만 한다. 그만큼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이 창업이기 때문이다.
-브랜드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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