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문한 서울 은평구 '녹번역e편한세상캐슬'에는 200년 된 수호신이 아파트 단지를 지키고 있있다. 지난 2004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된 국내 최장수 토종 살구나무다.
이 아파트는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세워졌다. 규모는 2659가구, 총 32동의 대단지다.
녹번역e편한세상캐슬은 입주 당시 한국감정원으로부터 녹색건축인증 최우수(그린1등급) 등급을 받았다. 입주민 안전을 위해 단지 내 오토바이 출입도 금하고 있다. 환경뿐만 아니라 안전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녹색건축인증을 받은 건물답게 단지 전체가 커다란 정원으로 이뤄졌다.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살구나무가 우뚝 서 있었다. 나무 밑에는 '보호수'라고 적힌 팻말이 놓였다.
DL이앤씨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큰 살구나무로 높이13m, 어른 허리 높이에서 둘레가 250㎝이다. 처음 아파트를 지을 당시 나무가 튼튼하게 뿌리내린 자연 지반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특수 설계를 적용했다. 척박해진 기존 토양을 비옥한 흙으로 교체하고, 병충해 방지를 위해 약제를 살포했으며, 공사 중에도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 주변에 펜스를 설치해 본래 모습 그대로 보존했다.
이 아파트는 살구나무를 중심으로 큰 정원을 만들었다. 생태연못에는 인공폭포와 분수가 설치됐다. 이어령작가의 수필' 폭포와 분수' 처럼 아래로 떨어지는 힘찬 물줄기와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분수가 정원 속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뤄 마치 자연 속 계곡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DL이앤씨에 따르면 아파트 내부 녹지율은 47.2%로 4만6560㎡의 조경 시설을 갖췄다. 이외에도 250여 주의 소나무, 500여 주의 왕벚나무, 200여 주의 낙엽 대형목 등이 식재됐다.
정원에는 입주민을 위한 야외 커뮤니티시설이 있어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조경을 감상하기 좋다. 살구나무가 있는 이 정원은 입주민들에게 삶의 일부가 되어 공동체를 위한 모임 장소가 되고 있다. 보호수라는 별칭대로 이 거대한 나무는 아파트 단지 주민 간의 화합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정원을 둘러보면서 평일 오후임에도 산책을 나온 주민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중인 주민 A씨는 "하루에 한 번 씩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오고 있는데 산책로마다 꽃과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너무 좋다"라며 "이 정원은 주민들 사이에서 '살구나무 있는 곳'으로 통한다"고 했다.
A씨의 말대로 보행로에는 회양목을 비롯해 각종 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단지를 둘러싼 외곽 보행로에도 꽃이 심어져 입주민 입장에서는 살기 좋은 아파트라는 생각이다.
게다가 주변에는 백련산이 있어 '숲세권'을 형성한다. 언덕에 위치해 발코니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북한산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지하철3호선 녹번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교통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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