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 증가...중위소득 이상 가구·가전 등 내구재 소비 늘어
코로나19 이후 모든 계층에서 대면 소비보다 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상위 20%인 고소득층에서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1일 발표한 보고서 '코로나19 경제 위기와 가계 소비'를 보면 지난해 가계의 소비지출은 2.8% 줄었다.
소득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에서만 2.8% 늘고, 나머지 2~5분위 가구에서는 모두 감소했다.
증감률로 보면 중간층인 3분위가 -6.8%로 가장 크게 줄었다. 중위소득 계층의 경우 코로나19로 시장소득이 줄어든 반면 정부의 선별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소비지출을 0.8% 줄이는 데 그쳤다.
소비 품목별로 보면 '준내구재 및 대면 서비스' 관련 소비는 모든 계층에서 줄어 12.2% 감소했다.
자동차·가구·가전 등 한 번 사면 오래 쓸 수 있는 내구재 소비는 오히려 16.4% 증가했다. 특히, 5분위에서 소비를 19.6% 늘렸다. 이 중 자동차 등 운송 기구가 27.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구·가전 소비도 6.5% 증가했다.
자동차 소비가 5분위에서 컸다면 가구·가전 소비는 중위소득 이상 계층에서 고루 증가했다. 가구·가전 소비는 5분위 6.5%, 4분위 5.5%, 3분위 3.2% 등의 순으로 늘었다.
조덕상 KDI 경제전망실 전망 총괄은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큰 고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자동차 등 비대면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지난해 대폭 위축된 대면 소비를 완충하기 위해 비대면 소비가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 행태는 과거의 경제 위기와 다르다는 게 KDI 설명이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때는 가계 총소비 대비 대면 소비와 비대면 소비 양상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소비가 8.4% 줄어든 반면 비대면 소비는 4.3% 늘어나면서 총소비 감소의 일정 부분을 상쇄했다.
일반적으로 경제위기 때 가계는 내구재 구입을 미루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총소비를 줄이기 보다 대면 소비에서 비대면 소비로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의미다. 자동차·가구·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난 이유다.
다만, KDI는 코로나19 집단 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 가계 소비는 계속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조덕상 총괄은 "낮은 이자율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완충하고 있어 정부는 당분간 완화적 통화 정책을 통해 가계 소비를 비롯한 경기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간 소득 계층에서 소비 충격이 커 정부가 재정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소득 충격 규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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