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김승호의 시선] 우리 주변의 '스카이캐슬'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B씨는 사설로 대학입시 컨설팅(입시 코디네이션)을 하는 A씨와 상담을 하고 2000만원을 줬다.

 

B씨의 지인인 C씨 역시 아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A씨에게 3600만원을 전달했다.

 

돈은 A씨의 부탁대로 A씨 모친과 남동생 이름으로 된 계좌로 수 차례 나눠서 입금했다.

 

자식들이 입시 코디네이션(입시코디)을 하는 A씨의 지도를 잘 받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길 원하며 있은 돈, 없는 돈을 긁어모아 거액을 A씨에게 준 것이다.

 

A씨는 그러면서 B씨, C씨에게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스펙을 만들어주고, 3학년 직전 겨울방학과 3학년 여름방학엔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한 윈터스쿨, 썸머스쿨도 약속했다. 대학 합격증을 받을 때까지 일상적인 케어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B·C씨 아들이 목표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자신이 받은 돈의 일부도 환불해주겠다고 공언했다.

 

B·C씨는 적지 않은 돈을 썼지만 마음이 놓였다. 복잡한 대입제도를 학부모들이 소상히 알기가 어렵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그런데 3학년에 올라가면서 A씨가 케어해준다고 했던 아이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속이 탄 부모는 애먼 자식들만 나무랐다.

 

알고보니 입시코디 A씨가 당초했던 약속 대부분이 실제론 지켜지지 않았다.

 

A씨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대면 보충 수업을 소홀히했고, 심지어 방학때 하기로 했던 집중 교육도 슬쩍 넘어갔다. 화가 난 일부 학부모는 A씨에게 항의해 추가로 보충을 하기도 했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눈치가 빤한 고3 아이들도 부모가 준 거액을 받은 A씨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했지만 부실한 컨설팅과 부실 보충 수업에 만족할 순 없었다.

 

결국 B씨와 C씨의 아들은 당초 목표한 대학에 들어가질 못했다. 부모들은 자식의 대학이 결정나고 당장 A씨에 환불을 요구했다. 일부는 돌려받았지만 A씨는 이런저런 이유를 둘러대며 시간을 미뤘다.

 

"1년 동안 A씨가 아이들에게 해준 것은 거의 없었다.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같은 피해자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위해라도 우리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밖에 없다." B씨와 C씨가 최근 본지에 '부실 입시 코디' 문제를 제보하면서 한 말이다.

 

A씨를 통해 입시 컨설팅을 받은 이는 비단 B·C씨 아들 뿐만이 아니다. 경기 광명에서 서울 대치동으로 활동을 넓힌 A씨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자식의 미래를 맡긴 부모들은 어쩌면 수 십명에서 수 백명에 이를 수도 있다.

 

A씨가 학부모들로부터 가족 명의의 통장으로 나눠받은 돈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냈을리도 만무하다.

 

교육·세무 당국이 A씨와 같은 사설 입시코디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도 많지 않다. 한마디로 직무유기다.

 

당국이 어물쩡하는 사이에 지금도 수 많은 학부모들은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엄청난 돈을 A씨와 같은 '부실 코디'에게 갖다주며 자식의 미래를 맡기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