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유천 소부유근을 따지기 이전에 재물을 대하는 태도도 다양하다. 낭비와 소비는 다르다. 펑펑 쓴다면 낭비지만 써야 할 곳에 쓰는 것은 미덕이다.
재물을 아끼는 사람도 있고 크나 작거나 벌벌 떨며 궁상을 떨고 꼭 자기가 써야 할 곳에도 남이 쓰게 만드는 인색한 사람이 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아낄 수 있는 것도 귀찮다는 이유로 돈이 새어나가게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는 쓰는 돈의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돈을 귀하게 여기느냐 마느냐가 문제다. 필자의 한 지인은 사람을 만나면 먼저 밥을 사거나 차를 사는 일에 손이 빠르다. 적당한 재물도 있다. 돈이 많다고 해서 남에게 다 여유 있게 대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있어도 공짜를 좋아한다.
남에게 인색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그런 의미에서 지인은 돈을 쓸 때 쓸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물건을 쓰는 모습을 보자면 종이 한 장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그이는 종종 말한다. 아낄 수 있는 것은 아껴야 하며 내가 쓴 돈만이 내 돈이라고.
내가 쓴 돈은 또 소비를 진작시켰으니 내가 쓴 돈의 가치가 계속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돈의 효용가치를 아는 사람은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쓰는 것은 다른 관점으로 여긴다. 어떻게 버느냐와 어떻게 돈을 쓰느냐 다 중요하다.
삶과 마음의 질이 다르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통장에 엄청난 숫자의 현금가액이 찍혀 있지만 궁상을 떠는 서글픈 사람과 그에 비하면 적은 자산이지만 종종 사람들에게 맛있는 차와 좋은 분위기를 함께 나누며 한 턱 쓸 줄 아는 사람의 마음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궁색함과 누릴 줄 아는 차이다. 소비는 미덕이라는 재화의 원리에도 이바지하고 있으며 이는 굳이 복이 되지 않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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