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는 곳에 도달하고/네가 없는 곳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기쁨이 없는 길을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네가 모르는 것에 이르기 위해서는/무지의 길을 지나가야 한다/네가 갖지 못한 것을 갖기 위해서는/무소유의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너 자신이 아닌 것에 가닿기 위해서는/네가 아닌 길로 가야만 한다/네가 모르는 것이 네가 아는 유일한 것이고/네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네가 소유하지 않은 것이며/네가 있는 곳은 네가 없는 곳이다.(중략)진정한 믿음과 진정한 사랑과 진정한 희망은/바로 기다림 속에 있다/모두 괜찮아질 것이고/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다. 류시화의 책 '마음챙김의 시'에 나오는 T.S. 엘리엇의 '네 개의 사중주' 가운데 일부다. 달라져야 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메시지다.
#.36세 야당 대표. 백팩을 매고 '따릉이'를 타고 출근 하는 낯선 모습. '이준석 바람'이 세간의 화제다. 설마설마했던 바람은 현실이 되었다. 받아 들여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는 과연 바뀔 수 있을까. 경제, 사회, 문화, 정보기술(IT) 등 모든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주요 10개국(G10) 위상에 걸맞다. 하지만 유독 정치는 그렇지 못했다. 당쟁의 반복, 반대를 위한 반대, 발목 잡기가 수 백 년 동안 이어졌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도 달라져야 한다고 일침한다. 신선한 야당 대표가 등장한 배경이다. '꼰대'들도 꼰대라는 말을 듣기 싫어한다.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2030세대, MZ세대들의 '공정'을 헤아려야 한다. 국민들의 불안한 눈빛 속에서 전쟁 같은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30대 야당 대표의 실험이 실패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정치 이정표는 정해졌다. 변화다. 바뀌지 않으면 이제 표를 얻지 못한다.
#. 인간에겐 식탐과 욕심이 있다. 배가 부른데도 앞에 있는 음식에 욕심을 내는 것이 식탐이다. 배가 불러도 음식을 탐하는 동물이 사람이라고 한다. 깊은 골짜기(谷)에서 끝없이 흘러내려 오는 물을 자신의 작은 입을 벌려 다 마셔보겠다는 마음이 욕심(慾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가상화폐 투자자 피해 우려에 대해 "본인들이 투자해서 손실이 나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할 수 없다"며 발을 뺐다. 암호화폐가 금융투자 상품도, 화폐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제도권으로 끌어 들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엄연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지난 4월 가상화폐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20조원을 웃돌았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을 통해 사실상 규제에 나섰다. 마냥 두고 볼 수 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는 인정이자 변화다. 지난 3월 시행된 특금법은 암호화폐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지운 것이 핵심이다. 특금법 시행으로 암호화폐거래소 사업이 제한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한 곳만 영업할 수 있다. 신고요건도 까다롭다. 먼저 이용자에게 실명계좌를 발급해줄 은행(1금융권)과 연계해야 한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도 받아야 한다. 정부가 신고를 받아주지 않으면 불법 업체가 된다. 기존 가상자산거래소에는 6개월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오는 9월24일까지 신고를 마쳐야 한다. 현재 가상화폐거래소는 200곳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은행과 계좌 제휴를 맺는 거래소가 10개 미만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무턱대고 뛰어 들었던 투자자들은 긴장해야 한다. 식탐과 욕심을 버려야 자신과 자산을 지킬 수 있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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