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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07>보르도 2020…사상 최초 3년 연속 '그레이트 빈티지'

<107>프랑스 보르도 2020 빈티지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GCB) 2020 빈티지 소개 영상. /UGCB

"역사상 처음으로 (2018년, 2019년에 이은) 3년 연속 '그레이트 빈티지'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써클링의 평가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뭐 하나 쉬운게 없던 해였다. 프랑스 보르도의 2020년 얘기다.

 

와인에서 빈티지(vintage)란 포도를 수확한 해를 말한다. 보르도는 매년 온화한 기후가 이어지는 미국 캘리포니아나 호주 등과 달리 해마다 포도재배 품질에 편차가 날 수밖에 없고, 와인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빈티지가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여겨진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물류는 물론 인력의 이동도 제한됐다. 포도재배부터 와인 양조까지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특히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그랬듯 작년 4, 5월은 보르도를 포함한 프랑스 전역이 사실상 봉쇄 상태였다.

 

그렇다고 날씨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가뭄이 이어졌다.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거의 50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이들은 알코올과 당분만 높은 포도를 수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가에서도 확실히 불리했다. 보르도는 특유의 선물 거래 시스템인 엉프리뫼르(En Primeur)가 있다. 매년 4월이면 전세계 와인 전문가들이 보르도에 모여 와인을 시음해보고, 그 평가는 곧 가격으로 매겨진다. 이번엔 팬데믹으로 보르도에 모이는 대신 전문가들이 있는 각국으로 와인이 보내졌다. 아직 숙성도, 안정화도 되지 않은 보르도의 와인들에게 긴 여행은 분명 불리한 요소였다.

 

패턴으로 봐도 2020년 빈티지는 영 기대가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레이트 빈티지'라고 평가받은 해는 '쌍끌이'였다. 2009, 2010 년, 2015, 2016 년, 2018, 2019년이 최고로 평가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2년 연속 좋은 해가 지나면 소위 '망빈(망한 빈티지)'이 나왔다. 그래서 2020년도 다들 쉬어가는 해려니 했는데 시음을 해보니 결과는 우려와 정 반대였다. 일부 보르도 와이너리의 경우 2018, 2019, 2020년 가운데 2020년을 사상 최고의 빈티지로 꼽는 곳도 나올 정도였다.

 

제임스 써클링은 시음한 보르도 와인 가운데 10개에 사실상 만점인 99~100점을 줬다. 엉프리뫼르 시음을 시작한 지난 1983년 이후 가장 많은 와인에 만점을 준 경우다. 2020 빈티지의 기적은 이른바 가뭄을 이겨내는 테루아의 힘이었다. 최상의 포도밭이 가진 점토나 석회암 토양은 상반기 내린 비의 수분을 가뭄 속에서도 그대고 잘 머금고 있었다.

 

유례없는 풍작에 와인애호가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앞으로 줄줄이 나올 그레이트 빈티지 가운데 어떤 빈티지를 와인셀러에 쟁여놓을 것인가.

 

2018년부터 2019년, 2020년 모두 좋은 빈티지라면 이제 생산량의 문제다. 2020년은 포도 수확량이 많지 않았다. 지난 10 년을 돌아보면 2013, 2017년과 함께 가장 수확량이 적은 3개 빈티지 중 하나에 들 정도다. 같은 맛이라도 2020년 빈티지 와인은 좀 더 비싸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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