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먹는 것이 많아지고 흔해져서 인지 음식 남기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쌀 한 톨 밀 한 알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 진부한 사람들의 고리타분한 행동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도시락에 보리쌀이나 다른 잡곡 비율이 50% 이상 넘는 지를 점심시간마다 검사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시절이 넉넉해져서인지 쌀이 주식의 칭호에서 멀어진지 오래이며 보리밥이나 잡곡밥이 더 귀한 시절이 된 것이다. 각 가정은 물론이고 음식점에서도 잔반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다. 먹을 게 너무 풍부해진 나머지 쉽게 음식물을 버린다.
해마다 5월이면 '보릿고개' 현상으로 농사짓는 시골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함께 힘들게 이겨나가던 고단한 시절이 그리 먼 과거도 아닌 우리 부모님 때 모습인 것을 돌이켜보게 된다. 코로나 시대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예년보다 더 높아졌다는데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들을 향해 '먹는 걸 하늘로 삼고(以食爲天)' 잔반(殘飯 먹고 남은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이례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심지어 이를 법으로 제정해 준수하게 하라고까지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를 보도한 중국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음식 낭비 현상이 보기만 해도 몸서리치고 마음 아플 정도"라며 "그릇에 담긴 음식과 쌀 한 톨 한 톨마다 농부의 고생이 배어있다는 걸 모르느냐"고 질타했단다. 중국관련 얘기에 심정적으로 호감도를 보인다기보다 음식을 버리는 일은 자연에 대한 역행이다. 부득이하게 버릴 때는 흙의 영양소로 환원되게 할 방법도 찾아야한다. 다시 채소와 같은 식물들이 잘 자라게 하면서 땅에 영양을 주는 상생환원으로 돌리는 겸손한 공생에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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