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MMORPG 대표 격 리니지 시리즈는 '오딘', '제2의 나라' 등 흥행에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견고히 지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MMORPG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주력 장르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게임시장의 보수화를 우려했다.
26일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 자료를 보면 '오딘', '리니지M', '리니지2M', '제2의 나라'는 구글플레이에서 상위 매출을 차지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오딘, 제2의 나라, 리니지M은 상위권을 기록했다. 모두 MMORPG 장르 게임이다.
MMORPG는 게임 속에서 캐릭터가 역할을 수행하는 RPG 장르 일종으로, 여러 플레이어가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 돕거나 경쟁을 벌이는 게임이다. 캐릭터 성장, 역할 수행, 상호작용, 시간의 연속성이 주요 특징이다.
◆ 리니지가 쏘아올린 MMORPG 전성시대
엔씨소프트(엔씨) '리니지'가 MMORPG 시대를 열었다. 엔씨는 1998년 PC로 처음 리니지를 선보이며 'MMORPG 맛집'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7년엔 리니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을 출시해 기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강세였던 캐주얼 게임을 몰아냈다. 기세를 몰아 2019년 리니지2M를 출시해 지금까지 리니지 시리즈는 모바일 시장서 매출 상위권을 휘어잡고 있다.
다른 게임업체도 MMORPG를 주력 장르로 삼고 있다. 넷마블은 2018년 엔씨 IP를 활용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내놓으며 이듬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국내 매출 1위를 꿰찼다. 다른 작품 '리니지2 레볼루션'도 5위권 내에 안착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도 상위권을 기록하면서 2019년 매출 상위 1위부터 6위까지 PC 온라인 MMORPG IP 기반 모바일 게임이 독차지했다. 이후로도 넥슨 'V4', '바람의나라: 연', 카카오게임즈 '달빛 조각사' 등 MMORPG 게임이 줄줄이 쏟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제2의 나라, 오딘 등 RPG류가 모바일 게임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 야심작 오딘이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이어 출시 하루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5위에 진입하는 등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한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 '달빛조각사' 등 MMORPG 장르에 개발력이 있는 만큼 상반기에 예정된 엑스엘게임즈 신작은 오딘에 이어 차기 MMORPG로서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엔씨는 최근 리니지 시리즈가 주춤하자 차기작을 꺼내 들며 반등을 모색한다. 엔씨는 8월 26일 '블레이드&소울2'를 출시하는데 사전예약자가 746만명이 몰려 리니지2M(738만명)을 넘는 최다 사전예약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레이드&소울은 리니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엔씨 대표 MMORPG 게임이다.
◆ '게임계 스테디셀러' RPG계, 주류 콘텐츠 지속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MMORPG가 모바일 게임에서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한국, 중국 등 경쟁을 즐기는 지역에서 RPG 게임이 득세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MMORPG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문화적 요인에서 찾았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역할수행이라는 RPG 고유 특성이 캐주얼 장르나 여타 액션 게임에도 확산하는 추세여서 어디까지가 RPG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라면서 "게임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수요가 큰 MMORPG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RPG계 장르는 더 정교해지고 현실감 넘치게 진화할 것"이라며 RPG를 게임계 스테디셀러라고 평가했다.
실제 게임사는 게임을 제작할 때 롤플레잉 장르를 선호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게임사가 주로 제작하는 장르는 '롤플레잉(RPG·MORPG·MMORPG)'이 31%로 가장 높았다. '시뮬레이션' 9.6%, '슈팅(FPS/TPS/건슈팅)' 7.0% 등은 롤플레잉에 한참 못 미쳤다.
다만 우려하는 지점도 있다. 위 교수는 "리니지에 식상해하는 유저가 북유럽 신화와 같은 콘셉트와 훌륭한 그래픽을 선보인 오딘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으나 오딘도 큰 틀에선 리니지식 MMORPG 게임"이라며 "여전히 리니지로 대변되는 MMORPG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장르로 개척하기보다는 기존 방식에 안주하면서 게임시장이 점점 보수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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