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지날 무렵 전철에서 등이 많이 굽은 50~60 되는 아주머니가 힘든 모습으로 광고물을 붙이며 지나가기에 "식사 하세요" 하며 만원을 쥐어 드렸다.
거절하다가 공손하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복 많이 받으라는 아주머니의 모습은 상당한 교양을 쌓은 분 같았다. 지하철에서 내리며, 지갑에 5만 원 짜리도 두서너 장 있어 더 드릴 수도 있었는데 아쉬웠다.
그 며칠 후 지하철에서 앉은 채로 이동하는 아주머니에게 삼천 원을 드렸더니 흘깃 쳐다보고는 주머니에 넣으며 말없이 옆으로 갔다. 다른 승객한테도 돈 받는 모습을 보면서 뇌물전문가와 아류인 구걸전문가라는 추측이 들었다.
세상이 잘못 돌아가는지 빈부격차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도움을 받으면서 고마워할 줄 모르는 인사들이 많아졌다.
잘 대해주면 줄수록 지가 잘나서 그런 줄 알고 뻐기는데다 상대를 업신여기기까지 하는 인사들이 늘어나는데, 아마도 거지근성에 물결치기 때문 아니겠는가?
패거리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연신 외치는 인사들 가운데는 자신의 이해관계와 다를 때는 가차 없이 패거리를 배신하는 노예근성까지 갖추고 있다.
뉴스를 보면 정치권에서 그런 모습들이 종종 나타난다. 있는 힘을 다하여 충성하다가도 주인의 힘이 빠지는 낌새가 보이기만하면 바로 침을 뱉거나 뒤통수를 때리기도 한다.
현대문명을 향유하는 우리들 어느 누구나 사회발전의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다. 출세했다는 사람들 중에는 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오로지 자신이나 패거리의 이익만을 위하여 막무가내 일방통행하다 그들의 주인인 국민에 대한 보답을 외면한다.
동부구치소와 문두대왕함 집단감염 사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기본 명제를 거슬렸다.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역병과 대치한 그 두려움과 공포심을 어떻게 견뎌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국가가 우리를 버렸는지 모른다."고 절규하는 재소자와 병사들이 있을까?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렸기 때문 아닐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여야 할 자리에서 자신이나 패거리의 이해관계와 입지만을 위하여 악을 쓰다가 비롯된 재앙이 아닐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살다보면 어려운 지경에 빠지기도 하고 불가피하게 도움을 받을 때도 있다. 받을 때는 당당하게 받아야 나중에 갚을 수 있다. 줄 때는 겸손한 자세로 줘야 더욱 가치 있다. 그래야만 책임지는 자세를 기르고 사회에 대한 애정도 커져간다. '거지들의 합창'은 변명으로 가득할 할 뿐이지 어떠한 책임도 지려들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동부구치소 사태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인사가 없다보니 문무대왕함 사태가 다시 일어났다는 짐작이 든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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