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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허세는 우주최강! 코앞도 못보는데 천리 밖을 보랴?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평시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국군 수뇌부들의 입에서는 장밋빛 미래가 술술 펼쳐진다. 중국 무협영화와 미국 공상과학영화를 뛰어넘는 우주최강 허세다. 눈앞의 문제는 못 보면서 항상 천리밖 미래를 보고 있다고 하니 어찌 그 경지를 미약하다 하겠나.

 

서욱 국방부장관은 이례적으로 6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잘 못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란 점에서 훌륭한 자세다. 현역 장군시절 부하들과 후배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아왔던 그였다. 그렇지만 서욱 장관 또한 대한민국 장군 대다수가 앓고 있다는 '장군병(病)' 확진자로 보여진다.

 

장군병은 야전에서는 심심찮게 돌던 용어다. ▲야전의 현상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완성되지 못한 현재 과제보다, 새로운 미래가 먼저다 ▲군의 본질보다 유지가 먼저다 ▲싸우기보다 길들어짐을 좋아한다 등이 주요 증상이다. 요약 정리하면 이병은 군대가 현재에서 풀어야 문제는 못 보면서, 보여지는 모습과 공명심에 빠져 미래의 예언자 코스프레를 하게된다.

 

2020년 9월 취임하자 '경계실패', '부실급식', '성추행 집단은폐'와 같은 사건 및 사고가 꼬리를 물어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서욱 장관이 내놓은 카드들은 장군병 전조를 보여줬다. 부실급식과 성범죄와 같은 군내 부조리를 없애겠다고 6월 28일 발족 시킨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그 사례다. 민간위촉 위원장과 서욱 장관이 공동위원장인데, 지난달 26일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에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수개의 성과를 냈다는 관련자료를 제출했다. 그 성과라는 것을 보면 ▲육군의 특성을 외면한 담요(모포)와 포단 보급중지 ▲양성교육 기간 휴대전화 사용허용 ▲피복개선안 등이다.

 

거점 단위로 이동해야 하는 육군과 기지방위가 핵심인 해공군의 주거문화는 차이가 발생한다. 환상의 4계절 침낭을 제공하겠다는데, 이미 우리 장병들은 여름에 따뜻하고 겨울에 시원한 '4계절 전투복'을 입어봤다. 양성기간 휴대전화 사용은 간부 양성교육에서도 제한을 한다. 일정기간 사회와의 거리를 둬 군인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단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군 또한 이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신병훈련 때 휴대폰 사용을 검토한다고 한다.

 

22사단 의무병이 일사병으로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하절기 전투복'과 '기후변화에 맞는 레이어링 피복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한다. 하절기 피복이라도 안전성을 위한 난연이나, 나이코 원단을 사용하면 더 무더워진다. 핵심은 탈수와 탈진을 막을 개인 식수휴대와 전술적인 개인 체온유지시스템의 보급이다.

 

레이어링 피복 시스템은 2017년 무렵부터 육군이 '워리어 플랫폼'의 일환으로 추진해 왔지만, 예산문제로 엎어졌다. 이런 제안에 앞서 야전의 목소리를 먼저 들은 적 있었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와 같은 커뮤니가 활성하니 이제서야 의견을 수렴하는 웹페이지를 만들겠다고 한다. 퍽이나 호응을 할까싶다.

 

군 당국이 오랫동안 주장하던 검은헬멧과 전신타이즈를 착용한 '미래 군인 시스템'도 현실에서는 나타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열린 '미래국방혁신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첨단과학기술군으로 가자며 '국방비전 2050'이 언급됐다. 서욱 장관이 육군총장시절 내세운 내용이다. 현실의 워리어플랫폼은 산으로 가는데, 30년 뒤의 미래를 말하는 예지력이다. 국군에 필요한 것은 점괘가 아니라 냉철한 분석과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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