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한 분이 자신이 쓴 시가 실린 책자 한 권을 송부해주었다. 시와 단편 소설 등 여러 편이 게재되어 있었다. 눈길 가는대로 읽어보다 문득 작년 어느 때쯤 신문을 보다가 조선 중기 때의 관료이자 뛰어난 문인인 정철이 쓴 훈민가(訓民歌)와 함께 정철의 관료로서의 행적에 관한 글을 읽었던 것이 생각났다.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뛰어난 문인이기도 한 정철은 알고 있었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었던 것 같다. 대부분 이상을 꿈꾸며 현실적 감각이나 정치적 시류와 먼 것으로 생각되곤 했는데 이런 생각 역시 통념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일수도 있다. 예민한 감성은 시대적 불의나 억압에 일반 생활인보다 더 견디지 못하는 정신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고 보니 역사적으로 불우한 천재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매월당 김시습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뛰어난 천재성을 시작으로 달래며 한 평생을 은거하며 지냈다. 그의 능력을 아까워하여 벼슬길에 나오라는 조정의 청도 물리친 채 단종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한 그의 일생은 동가숙서가식하는 떠돌이의 삶이었다. 지식인으로서의 그의 행적은 율곡 이이로부터 백세의 스승이라는 칭송을 듣기도 했다.
이에 비해 정철은 원칙과 소신에 따른 관료생활을 했다고 평가되어지기도 하지만 당시 서인 당파에 속했던 그는 정여립 옥사에 대한 위관(委官)으로 제수 받았을 때 무려 천여 명이 넘는 반대파 동인계 인사들을 잔혹한 신문으로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문인으로서 휴매니즘으로 점철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로마를 불태운 네로 황제도 스스로 뛰어난 시인으로 인정받기를 원했던 인물인 것을 보면서고 이러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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