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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 군인의 품위가 보이지 않는 한국군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군인은 국가를 대표하는 품위을 지닌 직업이자 신분이다. 그런데 한국군에서는 군인의 품위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국방부는 13일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수행인원들이 참석한 '제11차 한-U.A.E 운영위원회' 기념사진을 공개했다. 한 장의 사진에서 박 차관을 수행한 한국군 장교들은 U.A.E군 장교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U.A.E군 장교들은 모두 군모를 반듯이 착용하고 있었고, 한국군 장교는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군모를 착용하지 않았다.

 

대통령령인 '군인복제령'과 국방부훈령인 '부대관리훈령'은 군인의 복제와 품위유지 관련 내용 등이 규범돼 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실내에서 군인의 탈모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들이 자신들의 군모를 지참하지 않았다는 점을 미뤄 볼 때, '예사롭지 않게 군모를 벗어던지는 잘못된 관행이 몸에 배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의 맨 앞열에 선 육군 준장은 넥타이를 살짝 풀어, 어긋나져 있는 모습이었다. 장군이 지키지 못한 군인의 품위를 말단의 장병들이 잘 지킬 수 있을까란 회의감이 든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마타르 살렘 알리 알 다헤리 UAE 국방부 차관(왼쪽에서 두번째와 세번째)이 양국 군인들을 대동하고 기념이 13일 아부다비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흐트러진 한국군 장군의 넥타이. 사진=국방부

군인의 품위는 개인이 아닌 조국과 군을 대변하는 것이기에, 시민들의 대군 신뢰도와 직결한다. 군인의 품위는 언행뿐만 아니라, 복잡한 규칙에 따라 엄정히 착용해야 하는 제복과 용모로도 나타난다.

 

그렇지만 한국군은 제복의 품위가 무너진 지 오래다. 자격이 없는 약장을 정복에 달거나, 자신의 몸을 자랑하기 위해 풀어헤친 제복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간부들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 군간부를 양성하는 각 대학의 군사학과들은 정부가 나서지 않다보니 제각각의 교복을 만들어 입는다.

 

문제는 사관생도 및 후보생이 아닌 일반학생 신분임에도 현행법에서 착용을 제한하는 현용전투복을 착용하거나, 군인복제령에 따라 부착할 수 없는 약장과 표지장 등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국군은 미군 장병들에게 군기가 빠졌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반대다. 미군은 군모를 벗은 장교에게 경례를 하지 않는다. 규정준수에는 지위고하가 없는 것이다. 두발 규정도 입술을 덮지 않는 범위에서 콧수염도 허용할 정도로 유연하지만, 한국군처럼 머리를 지나치게 길러 멋을 내지 않는다. 자신의 임무에 맞게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수년 간 알고 지낸 한 미군 장교는 "전투에서 미군은 신분의 차이가 없다.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모두가 개인방호 장비를 잘 갖추고 개인화기까지 똑 같이 든다"면서 "전투복을 입고 임무 중일 때는 장군들도 머리를 짧게 깍는다. 임무 중 외상을 입을 경우 긴 머리는 응급조치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 부어다 제독이 잘못된 약장을 패용해 자살했던 사건에 대해서 이 장교는 "제복의 규정을 엄수하는 것은 미합중국의 법을 수호하는 것이며 미군의 전통"이라면서 "시민들로부터 나오는 존경의 근본이니 어떻게 소중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번쩍이는 장군화와 전투효용이 낮은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휴대하며 군기를 강요하는 한국군 장군들은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 궁금해진다.

 

최근 한국군의 위상은 높다. 한류와 함께 한국군 마니아도 생겨나고 있다. 넷플릭스의 해외 인기 드라마 '씰 팀'에서는 한국 육군본부 장교들도 등장한다. 국격에 맞는 군인의 멋진 품위가 꽃 피우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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