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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훈련다운 훈련 못하는 닮음꼴 대만군과 한국군

(왼쪽부터)현대화된 개인전투 장비를 착용하고 장갑차량 앞에선 대만(중화민국)군과 한국군. 편집=문형철 기자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중화민국)군이 중국을 막아낼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며 대만군의 군기해이와 역량 부족 등을 지적했다. 일부 국내 언론들은 이 기사를 인용해, 한국군 또한 유사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았다. 그렇지만, 양국의 비교를 통해 서로가 보완해야 할 점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대만군, 제대로 된 훈련 어려워...한국군 정도의 차이일뿐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대만군은 2011년 27만 5000명에서 현재 18만 8000명으로 병력이 줄었다. 매년 8만명을 징병하지만 복무기간도 2년에서 4개월로 크게 줄었다. 220만명이 예비군으로 편성돼 있지만 1~2년에 한 번씩 진행뇌는 훈련으로는 역량 유지가 어렵다. 군의 기강해이와 사기저하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군복무를 마친 20대 대만 남성의 말을 인용해 "4개월의 군복무 중 잡초 뽑기 등 부대관리가 대부분이었고 사격술 외 교육훈연도 무의미하다"고 전했다. 한국군이 복무 기간을 대만군 보다 훨씬 긴 18개월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만 한국군도 코로나19 상황 등 여러 악재에 묶여 사실상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비군의 전력저하 우려가 근 수년간 제기되면서 숙련도가 높은 '250만의 예비전력'을 정예화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지만, 예비전력 예산은 국방비의 0.4%대 수준에 계속 머물러 있다.

 

익명의 군 지휘관은 "2000년대 초반까지 행군이나 소부대 전술훈련, 주특기훈련 등은 어느 정도 수준유지가 가능했지만, 병력자원 부족으로 인한 높은 징병률이 군의 약병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복무기간이 짧아지다보니 선임병에의한 주특기 및 전기전술 노하우 전수도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군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박격포를 비롯해 각종 주특기 교육의 전문교관을 양성해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문교관의 보직이 변경될 경우 후임자 모두가 전문교관 자격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때문에 교육훈련의 수준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외적 훈련환경 조성이 어려운 점도 교육훈련 수준 유지 저하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근 육군의 한 부대는 경기도 모처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하면서, 장비편제에 포함되지 않는 소음기 부착사격을 실시했다. 해당 부대는 유사 시에 소음기가 보급되지 않음에도, 영점도 맞지 않은 소음기 사격을 해야했다. 이는사격장 인근의 민원접수 때문이었다.

 

한국군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만군처럼 교육훈련의 질과 양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다. 그렇지만 한국군 수뇌부는 2019년 '중국군이 침공하면 대만의 풍부한 먹거리로 중국군을 귀순시킬 것'이라는 전략을 발표했던 대만군 수뇌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쎈척하는 허세보다, 숙련병 만들 병영환경 토대가 먼저

 

'실전경험이 부족해도 쎈척을 하는 것은 군의 특성상 어느 정도는 감안할 수 있다. 그렇지만 '허세'가 만성화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다. 코로나19 방역지원, 재해재난 대민지원과 부대관리 등에 동원돼, 훈련다운 훈련은 못하면서 '용사'라 부르며 위안하는 것은 위험한 사고라는 것이다.

 

대만군의 군기강 해이와 역량부족은 장비체계의 노후화에 무심했던 군수뇌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사전문지 월간 플래툰의 기자 겸 특수·지상작전연구회(LANDSOC-K)의 비상근 연구원인 김찬우 연구원은 "대만은 1986년을 기점으로 한국군에 비해 장비가 열세인 국가가 되었고, 1990년대 중후반부터 군장비 개선이 정체화 됐다"면서 "이는 중국의 압력도 있었지만, 대만 군수뇌부가 현대화 할 수 있는 포기한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만군이 한국군에 비해 나은 점으로 두가지를 정리했다. 첫번째는 보병 단위로 지급되는 개인 장구류에 대한 연구가 앞서 있다는 점, 두번째는 반모병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병의 진급체계를 한국군처럼 복무기간 단축 이 진급 기간 단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만 군의 의무 복무 제도는 2016년 정도부터 꾸준히 그 복무 기간이 단축되어 왔다. 2019년부터는 아예 의무 복무 기간이 4개월로 단축되어, 의무 복무 대상자는 기초 군사훈련 2개월과 특기 교육 2개월이 끝나면 이등병으로 전역한다. 대만의 모병제는 의무복무 기간을 마친 숙련병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부사관 임관 코스로 나아가는 제도이고, 그래서 부사관 임관과 군 잔류를 원하는 이들은 상등병으로 진급하게 되는 체계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 대만군과 한국군이 정병강군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공통의 문제점으로 군수뇌부의 비상식적인 용병사상과 함께 열악한 복무여건을 들었다. 대만군 상등병 기준 급여는 22만원, 지원병이 되더라도 120만원 정도다. 병영부조리 또한 한국군 못지 않게 심각한 편이라 대만의 반모병제는 병영부조리 잡겠다는 측면이 강하다.

 

최근 국내 정치권에서도 병영부조리 등을 이유로 모병제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 쉽게 흔들리는 한국군 수뇌부가 정병강군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때 보다 강단있는 소신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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