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계도기간 거쳐 10일부터 본격 적용
적용 이틀째에도 여전히 혼란
전국 2003개 백화점·대형마트 적용
102만개 중소형 마트는 적용 안돼
업계 "장기적으로 매출 타격 있을 수도"
11일 10시 30분, 서울시 중구 A백화점 앞 일대 소란이 일었다. 미리 QR코드를 켜둔 사람들은 빠르게 입장할 수 있었지만 전자출입부 명부 앱이 켜지지 않거나 갑작스러운 업데이트에 우왕좌왕 하는 사람도 있었다. 혼란스러운 첫날보다 훨씬 나아졌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30대 젊은 사람도 앱이 늦게 켜져 주춤거렸고 앱을 찾지 못해 직원의 도움을 받는 중년 여성의 뒤에서는 "씨…." 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백화점·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가 적용된 둘째날, 현장 혼란은 첫날과 비슷했다. 방역패스를 제시하고 입장하는 사람도 하지 못하는 사람도 백화점·대형마트 방역패스 적용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정부는 지난달 6일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역패스 적용시설로 지정한 데 이어 3000㎡ 규모 이상 대규모 상점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키로 했다. 백화점·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키로 한 후 각계에서는 이를 두고 실효성과 합리성 논란이 일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방역패스가 적용된 백화점·대형마트의 수는 전국 2003개이며 3000㎡ 규모에 해당하지 않아 적용을 피한 동네슈퍼 및 중소 마트의 수는 전국 102만개다.
주민등록증 뒷면에 붙인 예방접종증명서 스티커를 보이고 백화점에 입장한 김정자(67·서울)씨에게 방역패스에 대해 묻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김씨는 "필요한 것 같긴 한데,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는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입장한 이모(67·서울)씨는 "QR코드야 오래 썼으니 어렵지 않은데, 친구 중 1차 접종 후 심장이 아픈 부작용이 있어 2차 접종을 포기한 사람이 있다"며 "그런데 병원에서는 부작용으로 쳐주질 않아서 오늘 같이 오질 못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 직원 박모씨는 "아직 손님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며 "9일 사람이 몰리긴 했는데 방역패스 탓이라기 보단 주말이고 그날이 행사 마지막 날이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B대형마트도 방역패스 입장을 두고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직원들이 다른 사람들의 방역패스를 확인하는 사이 한 50대 남성은 막무가내로 입장하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방역패스 확인을 맡은 직원 장모씨는 "마트 안에 딸이 있다며 막무가내로 들어오려는 사람도 있었고 아까 다른 입구에서 보여줬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었다"며 "노인 분들 중 절반은 QR체크를 위해 앱을 켜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씨에 따르면 QR체크를 위해 앱을 켜기 어려울 것을 생각해 QR을 캡처한 사진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이 부스터샷까지 접종했다면서 접종 병원과 통화를 하라고 소리를 지른 사람도 있었다.
마트 안 식품코너에서 만난 이수영(52)씨는 "방역패스 때문에 입장하는데 20분은 걸린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시장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 할인도 많고 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 대상시설이 되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패스 시행 첫날인 10일 백신패스반대충북연대·백신인권행동 대표인 손현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회원들과 함께 낮 12시 이마트 청주점에서 방역패스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마트 출입문에 서서 '아빠! 엄마! 백신 무서워요'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방역핑계 통제사회! 국민분열 인권말살!'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이틀 만에 집객이 줄었는지를 단언키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매출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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