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무알콜 와인
테이블 위의 맥주를 모두 콜라로 바꿔달라고 하자 웨이터가 의아하게 쳐다봤다. 대학생 때 나이트클럽에 갔을 때의 일이니 벌써 20년은 훌쩍 지난 얘기다. 술먹고 취하면 도대체 어떻게 춤을 추라는 거지. 당연한 걸 왜 되묻냐며 빨리 바꿔달라 했다. 무알콜 맥주나 무알콜 와인이 있었다면 춤은 춤대로, 분위기는 분위기대로 즐길 수 있었을텐데.
'취하지 않을거면 술을 왜 마셔'라는 말이 입에서 먼저 튀어나오던 시대는 지나갔다. 분위기와 맛, 건강까지 모두 잡을 수 있는 무알콜 와인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측되는 2022년을 살고 있다.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알콜 도수 0.5% 미만의 무알콜 와인의 판매규모는 작년 상반기에만 43%나 급증했다. 음료시장 조사업체들은 전세계에서 무알콜 또는 저알콜 와인의 소비가 오는 2024년까지 약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콜이 없다면 포도 주스와 같은 것 아닌가.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효모와 양조 과정이다. 발효 등의 제대로된 과정이 없다면 와인이 아니라 포도 주스다. 진짜 무알콜 와인은 효모로 발효된 포도즙으로 양조 과정을 모두 거친 후 알콜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레드와인 한 잔은 보통 12~15%의 알콜과 약 125칼로리를 가지고 있다. 같은 양이라면 무알콜 레드와인은 알콜은 0.5% 이하, 칼로리는 약 30~35로 뚝 떨어진다.
와인 업계는 건강에 더 좋은 와인, 소위 'BFY(better for you)' 트렌드에 이미 올라탔다. 이전까지 무알콜 와인이 생일 축하 케익 옆이나 장식할 싸구려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좋은 포도와 정제된 알콜 제거 방법을 앞세워 유명 와인 메이커들이 뛰어들었다.
무알콜 와인의 선두주자는 독일이다.
독일 와이너리 라이츠(Leitz)의 아인스 츠바이 제로(EINS-ZWEI-ZERO)는 무알콜 와인 중에서도 손꼽히는 브랜드다. 라이츠 자체도 라인가우 지역에서 훌륭한 생산자로 일컬어지는 곳이지만 무알콜 와인으로 최근 더 관심을 받고 있다. 무알콜 와인을 로제 스파클링 와인부터 리슬링, 카버네 소비뇽까지 다양하게 생산한다.
레이츠의 아인스 츠바이 제로는 대부분이 알콜 도수가 0%며, 레드는 0.5%로 오렌지 주스와 거의 비슷하다.
라이츠는 "무알콜 와인은 결코 기존 알콜 와인과 똑같은 맛이나 깊이, 구조감 등을 가질 순 없지만 매우 유사하고, 알콜없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도 무알콜 혹은 저알콜 와인에 있어 각광받는 곳이다.
특히 뉴질랜드 와인의 경우 기존에도 서늘한 기후에서 천천히 익는 포도로 가볍고 신선함이 매력이었다. 당과 알콜을 낮추기 쉬운 여건이란 얘기다. 알콜로 줄어든 구조감과 무게를 풍부한 향으로 채울 수 있었다. 연구개발에만 1700만 뉴질랜드 달러를 쏟아붙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지원도 적극적이다.
뉴질랜드 10대 와인 생산자 중 하나인 기센 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무알콜 소비뇽 블랑을 출시했고, 알콜 도수를 낮춘 피노그리와 리슬링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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