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일경(一步一景)이라는 말로 한국의 전통미에 대한 찬사를 한 외국인이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보통은 절제된 여백의 미를 간직한 작품이나 풍경을 볼 때 종종 인용되는 구절이기도하다. 대다수의 한국의 전통미는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적 단순과 절제를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다. 구불구불 휘돌아 길을 낼 수밖에 없는 골목길이나 산길의 지형을 보자면 돌아서는 모퉁이마다 펼쳐지는 전경은 달라진 다. 그런데 효율을 중시하는 현대에 와서는 직선으로 길을 내자니 산허리를 뚫거나 끊어서 터널을 내고 다리를 설치한다.
실제로 사용자가 많아 보이지 않는데도 지방도로는 나날이 늘어나 거미줄처럼 얽혀지고 있다. 미학적 관점이나 자연 상생적면에서도 일보일경의 여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듯하여 그 외국인의 찬사가 자못 의미있게 다가왔다. 그러나 미학적 관점에 국한시키지 않더라도 필자는 인생을 살아나가는 태도로서 마음이 조급해 질 때 스스로에게 숨을 고를 필요가 있을 때 떠올리는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무슨 일을 시작하거나 계획할 때 서두르지 않고 한걸음씩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기대감과 경외심으로 진심을 다하고자 하는 의미의 부여이기도 하다.
올 한 해 세상은 특별한 위치를 선점하고자 자기 소리로 조용할 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자신의 우주 속에서 황망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한 걸음 한걸음씩 걸어가야 할 것이다. 물이 고이지 않고 흐르듯 부지런함과 노력에 의해 마음이 깨어있지 않다면 시간에 지는 것이다. 하루를 살아도 계획을 갖고 영원을 산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보는 새해, 드디어 새로운 각오로 호랑이 기세의 한해를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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