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사찰을 놓고 '봉이 김선달' 표현을 썼다가 된통 혼이 난 정치인이 있다. 우리의 천년 고찰들이 대부분 명산에 위치하다 보니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꼬박꼬박 통행료를 징수한다며 이 일을 두고 봉이 김선달을 비유하며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명산을 찾는다고 해서 반드시 전통사찰을 들르란 법도 없는데 일부불만을 느끼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다. 우리 역사에서 약 1700년의 세월을 가진 불교는 문화재적으로도 그 가치가 원융할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명산을 더 명산답게 장엄하고 있음을 부정할 이가 없다.
게다가 많은 국보나 보물 중 대다수가 불교적 유산과 유물이 많으니 국가 지정 문화재는 당연히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다보니 문화재 관람료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비용의 일정 부분을 충당하는 것임에도 사찰들이 통행료 명목으로 납죽납죽 봉이 김선달처럼 걷어 들이고 있다는 식의 표현은 불교계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기에 당연했으리라.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 신도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불교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을 찾는 많은 외국인들이 전통사찰의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목적으로 찾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그 국회의원이 지적한 내용은 자못 단견을 드러낸 것으로 느껴진다.
조금은 다른 얘기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봉이 김선달 소리를 들을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요즘은 사라졌지만 예매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7~80년대 까지만 해도 체육경기장 인기 영화의 경우 극장 매표소 앞에서 긴 줄을 서서 서너 시간을 기다려도 암표 장사들이 미리 매입한 표로 인해 매진이기 일수였다. 이런 사람들도 김선달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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