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투자' 목적으로 KCGI 지분 인수
호반건설이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의 지분을 대량 인수했다. KCGI는 얼마 전 열렸던 한진그룹 주주총회에서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두고 경쟁했던 한 축이었지만 이제는 0.9%의 지분만 갖게 됐다. 향후 호반건설이 경영 참여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호반건설은 28일 한진칼 주식 940만주(지분 13.97%)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콜옵션 등을 고려하면 총 지분은 약17.43%로, 호반건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호반건설 측은 지분 인수 배경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단순 투자는 주주총회 의결권만 갖기 때문에 배당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일반 투자'나 경영 참여에 목적을 둔 '경영 참여'와는 구별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재는 단순 투자 목적 공시 이상의 계획이 없으며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인수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명분으로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고 3자 연합을 구성한 바 있어 호반건설 역시 이들과 손잡고 조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호반건설이 조 회장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경우의 수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분 인수가 전에 한진그룹과 사전 접촉하고 지분 인수를 추진했다. 때문에 호반건설이 최 회장의 우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항공 쪽으로 투자하고 싶은 마음을 꾸준히 내비쳐온 기업으로, 분쟁을 일으키기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쪽"이라고 전하며 조 회장과 각을 세울 기업은 아니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조 회장의 우호세력이 될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 확보 및 안정은 보장되는 셈이다.
호반건설과 KCGI의 행보가 갑작스럽지만도 않다. 앞선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때부터 항공사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에 임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채권단의 거부로 인수 시도가 무산됐다.
호반건설의 이번 지분 매입을 저비용항공사(LCC) 경영권에 직접 나서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진행되면 LCC 3곳 중 한 곳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하기 위한 준비라는 분석도 나온다.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어서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편 KCGI도 이번 매각으로 큰 이득을 올리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2018년 한진칼 지분을 가진 이후에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적이 없었지만 자금회수는 성공한 모습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GI는 주식 매도로 5640억원을 취득했다. 여기에 호반건설이 KCGI의 잔여 지분 등도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라 수익은 더 커질 전망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한진칼에 대한 투자 엑시트를 위한 여건이 성립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CGI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3년 반 동안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힘써 왔다. 현재 한진그룹은 아시아나 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장기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호반건설의 한진칼 주식 인수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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