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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45>오늘이 가장 싸다?…팬데믹이 부른 '와인플레이션'

/안상미 기자

'오늘이 가장 싸다.'

 

고삐 풀린 물가에 샤넬백이나 서울 집값 뿐만 아니라 하다못해 샴푸나 과자까지 오늘이 가장 싼 세상이 됐지만 와인이야말로 값이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유리값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와이너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니 말이다. 캔와인 등도 있다지만 와인은 대부분은 유리병에 담긴다. 와인을 다 만들어 놓고도 병이 없어 내놓지 못하는 지경이 됐다.

 

소비재 중에서도 와인은 이번 팬데믹 인플레이션에 유난히 취약한 품목이 됐다. 와인은 만드는 것 자체도 힘들지만 소비자한테 전달되기까지의 과정도 만만치 않아서다. 글로벌 공급망 악화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이 다 해당된다.

 

먼저 문제가 됐던 유리.

 

미국의 경우 와이너리에 공급이 가능할 만한 유리 제조업체는 겨우 두 곳이다.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와인 소비가 늘면서 유리 수요는 늘었지만 기존 업체는 물론 신규 업체도 뛰어들기 쉽지가 않다. 환경을 해치는 고탄소 배출 대상인 유리 용광로를 새로 만드려면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장애가 많다. 수입 유리에 의존하는 와이너리들은 주문한 유리병은 배송이 일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가격이야 말할 것도 없이 큰 폭으로 올랐다.

 

작은 와이너리들은 타격이 더 크다. 한 소규모 와이너리는 유리 선적이 지연되면서 와인 병입을 네 차례나 미뤘고, 결국 아직도 2020년 빈티지가 저장 탱크에 그대로 있다.

 

아르헨티나 와이너리들은 유리병 공급의 35%를 담당했던 유리업체가 화재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패닉에 빠지기도 했다.

 

운송도 문제다.

 

칠레 멘도사의 한 와이너리는 와인을 수출하는데 팬데믹 이전에는 전 세계 어디든 2~4주를 잡았다. 지금은 최소 4~6주는 더 걸린다.

 

선적했다고 끝이 아니다. 항구에 도착해도 컨테이너를 내리는데 또 2주 넘게 기다려야 한다. 트럭 운전사와 항구 노동자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컨테이너 내에 온도 조절이 가능하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와인의 상태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

공급은 어려워지는데 팬데믹 속에서 와인 수요는 크게 늘었다. 앞으로도 와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Liv-ex·리벡스)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모든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전세계 최고의 와인 100종의 가격 변동을 추적하는 리벡스 파인와인 100과 대중적인 와인까지 포함한 리벡스 1000은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벡스 파인와인 1000은 지난달 말 기준 1년간 24.7%나 올랐고, 샴페인 50과 버건디 150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43.8%, 51.2% 상승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와인이 원자재 다음으로는 가장 성과가 좋은 투자 상품이 됐다. 리벡스 파인와인 1000은 올해 1분기 7.2% 올랐고, 버건디 150과 샴페인 50 지수 역시 각각 14.6%, 9.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주식이 등 글로벌 금융상품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인상 등으로 성과가 저조하면서 대체자산으로서의 와인의 가치가 더 두드러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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