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강세로 국내 정유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제장비 가동률을 100%로 끌어 올리며 2분기 연속 호실적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정학적 이슈 변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판매가격(OSP) 인상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 내 불안감도 공존하고 있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가 대표하는 국내 4대 정유사들의 실적은 모두 1조원대 규모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에너지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1조6491억원, 에쓰오일이 1조3320억원, 현대오일뱅크가 7045억원으로, 3사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냈으며 아직 1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GS칼텍스도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원유정제설비(CDU)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지난해 평균 70%대에 그쳤던 CDU 가동률을 최근들어 80~90%로 높은 수준으로 높인 채 유지하고 있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을 제외한 정제마진이 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정제설비 가동률을 99.6%까지 올린 상태고, GS칼텍스는 최근 90%대 중반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90%에 달하는 가동률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말부터 정제시설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가동률을 낮췄다.
업계에서는 점검을 마친 CDU는 생산량을 끌어올리며 수요에 대응하는 데에 적극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올해 2분기에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나라마다 백신 접종 규모가 확대되고 오미크론과 같은 신규 변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석유제품들이 주요 국가 수출 품목에서 높은 순위를 점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재고이익 상승을 불러와 정제마진이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2분기에는 여름휴가와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여행 리오프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석유와 석유제품 수요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즉, 당분간 정제마진은 강세가 지속된다는 말이다.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외신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0.04달러로 6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해 높은 정제마진 수익률을 기록하는 중이라 국내 정유업계의 호식적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2분기 이후 정유업계의 수익성 악화 요인들은 무시할 수 없는 불안 요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Official Selling Price) 변동과 지정학적 이슈 변화로 인한 재고 평가 손실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OSP가 높아질수록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도입단가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근 사우디는 5월 OSP를 1분기의 3배 수준인 배럴당 9.35달러로 인상한 바 있지만, 사우디가 아시아 지역에 대한 6월분 OSP 대폭 낮추겠다고 9일 발표해 수익성 부담을 덜게 됐다. 이렇듯 OSP 변동은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 결국 수익 불확실성으로도 이어진다.
또한 가격이 오르기 전 싸게 사들인 원유로 석유제품을 가공해 비싸게 팔 수 있는 '래깅 효과'가 끝나고 나면 제품에 고유가가 반영되고 수요 위축이 올 수 있어 정유업계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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