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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저성장·물가불안 딜레마 탈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저자 신세철

한국경제는 재정적자 누적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자산)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잠재된 데다 단기 부양대책에 치중하다보니 잠재성장률은 1%대로 추락했다. 생산 활동은 멈칫거리고 물가불안 현상이 심해져 해결 방향을 쉽사리 찾기 어려운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한국경제 주변에 도사려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면 일거리는 줄어들고 생산비용 금융비용이 커져 한계가계, 한계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서둘러 물가를 잡으려다가는 경기침체를 더욱 가중시키고, 성급하게 경기를 부추기려다가는 물가불안을 증폭시키는 진퇴유곡에 빠지기 쉽다.

 

이 같은 국면에서 섣부른 대책을 펼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다가는 나라경제는 균형을 잃게 되어 혼란이 거듭된다. 물가를 포기하고 돈을 계속 풀다가는 화폐가치를 '폴란드 망명정부 지폐'처럼 타락시킨다. 반대로 경기침체를 아랑곳하지 않고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계속 올리다가는 1970년대 말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사태처럼 역성장과 치솟는 실업률로 국민경제는 피폐해진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면 갈팡질팡하지 말고 '통화중립'을 펼치고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들이 약화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예컨대, 원자재 공급교란을 금리를 올려 해결할 수 없다.

 

경제상황이 정상적일 때도 마찬가지지만, 비정상적 상황에서는 모든 경제활동의 연결고리가 되는 금리가 경기나 물가에 중립적이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기를 부추기지도 않고 물가를 자극하지도 않는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되어야 경제순환을 순조롭게 이끌 수 있다. 중립금리(natural rate of interest)는 시장금리가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준에서 결정된다. 거시경제상황과 금융시장이 균형을 이루게 하는 적정 수준이다. 금리가 거시경제현상을 그대로 반영해야 주식시장도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외환시장 또한 중장기 균형을 찾아가게 된다.

 

문제는 돈을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관리통화제도 아래서, 멀리 생각하지 못하고 괜한 생색을 내려는 정책당국자들에게 중립금리는 성에 차지 않는다. 각국이 화폐가치 안정을 추구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전후 독일연방은행과 1970년대 말 인플레이션투사(inflation fighter)의 상징이었던 폴 볼커(P. Volker) 시대의 미국, 1980년대 제로인플레이션(zero inflation)을 추구한 캐나다 호주 같은 몇 개국에 불과하였다. 화폐가지 안정보다 일시적 경기 진작에 주력하다가는 화폐가치 타락으로 열심히 일하기보다 돈뭉치 돈을 들고 다니며 투기를 일삼는 이들이 특별이익을 챙기게 된다. 경제는 무기력해지며 빈부격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정책 관계자들이 물가와 환율과 관련하여 금리인상 발언을 경쟁적으로 하는데, 자칫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가계와 기업의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지금은 금융부문이 거시경제상황과 균형을 이뤄 시장금리가 중립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신중한 메시지를 내는데 그쳐야 한다. 돈을 관리하는 중앙은행 책임자는 엉뚱한 방향으로 금융시장이 흐르지 않도록 '지옥문을 지키는 생각하는 사람'처럼 고뇌하고 또 고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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