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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하軍]슬리퍼 신고 훈련받는 비상근 예비군...군복이 더럽다

2년여의 소집훈련 공백에 흔들린 제도
질적 성장 없는 예비군 정예화?

문형철 기자 자화상. 비상근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비상근복무 예비군’의 소집 훈련(년간 15일)이 사실상 2년 넘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일까. 며칠 전 참석한 ‘비상근복무 예비군’ 소집훈련에서 우려되는 모습들을 목격했다. 질적 성장 없이 양적 성장만 해 온 제도의 중간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

 

‘비상근복무 예비군’은 인구절벽으로 인한 심각한 ‘병력자원 부족’과 ‘숙련병력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2014년 70여명의 예비역 군간부들이 복무를 시작한 이래 현재는 2000여명으로 성장했다. 6월부터는 년간 180일을 복무하는 ‘장기복무 비상근예비군’제도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복무 인원’과 ‘복무 일수’는 엄청나게 성장했다. 그렇지만, 제도가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받아 더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비상근복무를 하는 예비군들의 전력유지를 위한 질적 성장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2019년부터 두 곳의 지정부대에서 복무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점은 복무자의 자질이 평균적으로 하락해 간다는 것이다. 예산확보와 성과도출을 위해, ‘계급과 병과에 맞는 보직(적소보직)인지’ 또는 ‘복무 간 다른 예비군의 모범이 되는 성실근무를 하는지’에 대한 내실적 평가 없이 비상근복무자를 늘려 왔다.

 

지원자를 늘리는데 만 집중해 온 듯한 당국의 태도는 ‘성실복무 예비군’들의 ‘이탈과 신뢰감 붕괴’로 이어졌다. 지난 2년 사이 비상근복무 우수자로 예비역 소령으로 진급한 다수의 예비역 장교들이 비상근복무 경험이 없는 후배들에 밀려 재선발되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선발되지 않은 자들이 군당국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적소보직이 아니니 재선발하지 않는다”는 짧은 해명뿐이었다고 한다.

 

기자가 올해 처음으로 소집명령을 받은 훈련에서 ▲‘크록스’라고 불리는 슬리퍼와 ‘조깅화’를 신고 부대 영내를 활보하는 예비역간부 ▲‘형형색색의 티셔츠’를 입고 전투복 상의를 풀어헤친 예비역 위관장교 ▲전투복 하의와 전투화 끈도 묶지 않고 다니는 중사 등 다양한 인간군상을 봤다. 다수는 새로 선발된 인원들이었다.

 

군인복제령에 따라 전투복에 예비군 표지장을 부착한 비상근복무 예비군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전투복과 전투화 등이 없어 훈련부대의 지원을 받아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들을 보고 정예예비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훈련을 정성껏 준비해 온 현역장병들의 얼굴을 보기가 민망해진다. 10~15만원 훈련보상비 이야기만 하는 전직 장교와 부사관을 보고 현역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제도 도입초기보다 퇴행한 모습이다.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 군당국은 방역에도 고민을 많이했지만,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훈련에서 실시하는 코로나신속항원 검사를 하지도 않은 예비역 대위가 검사완료자 옆으로와 담뱃불부터 켠다. 예비역 중위 두명은 마스크를 벗고 딱붙어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의 손에는 검사용 테스트기가 들려져 있다.

 

이런데도 현역 장병들은 서내 군간부 혹은 부대에 온 손님으로 생각해 최대한 친절한 자세를 유지하지만, 친절에도 선이 필요한다. 이들은 명령과 보상비를 받는 소집된 준군인이다. 계급과 직책도 있다. 대위가 중위에게 님을 붙여 호칭하는 모습에서 제도의 존재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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