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의 '이자장사' 비판에 주요 시중은행이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연 4.750∼6.515%로 집계됐다. 지난 17일과 비교해 1주일새 상단이 0.6%포인트(p) 이상 떨어져 6%대 중반대로 내려왔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지수)가 일제히 상향 조정된 시점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3.690∼5.781%다. 1주일 전(3.690∼5.681%)보다 상단만 0.100%p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3.871∼5.86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17일의 3.771∼5.510%에서 하단이 0.100%p, 상단이 0.350%p 올랐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금리를 조정하면서 주담대 금리 상단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이 24일부터 은행채 5년물 기준 고정금리 대출에 적용하던 1.3%p의 우대금리를 모든 등급(8∼10등급 추가)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를 연 5.48~7.16%에서 연 5.47~6.26%로 조정했다. 금리 하단은 0.01%p 낮춘 반면 금리 상단은 0.9%p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연 4.85~5.84%)도 최고 금리를 전날보다 1.3%p 내렸다. 우리은행은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최고 금리를 낮췄다.
케이뱅크도 지난 21일부터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1%p 낮춘다고 밝혔다. 일반 전세대출 금리는 최대 0.41%p, 청년 전세대출 금리는 0.32%p 낮아져 각각 연 3.03~4.36%, 연 2.85~3.17%가 됐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는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에 부담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은행권 의견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관치금융'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출지원 종료로 대규모 부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직접적인 압박은 강압적인 시장 개입으로 보인다"며 "건전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만 만들어주면 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관치금융'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취임한 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정책 방향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금융기관과 은행들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의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 "은행 경영에 대해 간섭할 의사도 없고 간섭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