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하자 대미 투자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 '예의주시'
고환율 지속과 미국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면서 해외 현지에 투자계획을 밝힌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주에 건설하려던 배터리 단독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배터리 업계 시장이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현지에 신규 공장을 지어 북미 원통형 시장을 적극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치솟은 고환율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발목을 잡았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4분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삼았으나 투자 계획을 보류했다. 고환율 여파로 투자비가 2조원대 중반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29일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물가와 환율 상승으로 건설과 자재비용과 인건비 등이 올라 투자비용이 급등했다"며 "해당 공장의 투자 시점과 규모, 내역 등에 대해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29일 오후 공시를 통해 "애리조나 투자 건은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며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짓는 35GWh 규모 테네시주 합작2공장과 50GWh 규모 미시간주 합작3공장 등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전해졌다.
대미 현지 투자 중인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소식에 미국 경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SDI와 SK온은 "현 단계에서 계획대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까지는 고환율로 인한 일정 수정은 없음을 알렸다.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최소 25억달러(약 3조1600억원)을 들여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JV)을 설립키로 했다. JV는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2019년부터 3조원을 들여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2개 짓고 있다. 1공장의 생산능력은 9.8GWh로 이미 양산을 진행하고 있고, 2공장의 생산능력은 11.7GWh로 2023년 1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55억달러(약 7조원)을 투자해 미국 서배너항 인근 브라이언카운티에 전기차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2025년 상반기부터 공장이 가동하면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환율로) 현지투자 부담이 있을 수는 있지만 계획 진행에는 차질 없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액을 한 번에 지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투자시점과 규모를 재조정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내부적으로 투자 대책 마련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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