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공감능력 상실과 자기가축화 현상 ①
사회적 동물인 인간세계에서 공감능력 형성은 개인은 물론 사회가 건강하게 함께 나아가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나만이 아닌 남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는 공감능력이 형성될수록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다. 공감능력은 나와 남 사이의 마음의 장벽을 허물어 정신적 연결고리를 튼튼하게 만든다. 현실세계에서누구 나 타인과의 교감을 바라면서도 자신을 먼저 내세우려 들고, 남으로부터 이해받기를 원하면서 먼저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외면하기 일쑤다. 공감능력이 부족할수록 어쩔 수 없이 부지불식간에 자신과 타인 사이에 장벽이 쌓이게 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공감능력을 상실하면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면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공동체의식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자신의 주장은 옳고 남의 주장은 틀리다고 억지를 쓰려면 지원세력이 필요하니 크고 작은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된다. 선량한 대중은 생각 없이 누군가를 따라서 다른 누군가를 욕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극성팬으로 변하여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 먼저 행동하는 사람을 따라 생각 없이 맹목적으로 따라서 행동하다가는 다 같이 자멸을 초래할 수 있다. 레밍 한 마리가 달리기 시작하면 다른 쥐들도 따라서 정신없이 달리다가 낭떠러지에 다다라서도 정지하지 못하고 차례차례 물에 빠지는 '레밍 증후군'은 인간사회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타자에 대한 공감능력을 상실하다보면 엉뚱한 우월감에 빠져 괜히 눈을 부라리거나 아니면 쓸데없는 열등감에 빠져 곁눈질을 하다가 급기야는 시기심에 사로잡힌다. 헤어나지 못하는 시기심이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상실하기 마련이다. 멀쩡했던 사람이 어느 사이에 그릇된 가치관과 거짓 신념에 사로잡혀 어이없는 찬사를 하거나 반대로 막무가내 질시하며 인생을 낭비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이 다수에게 전염되는 비이성적 유행 현상은 사회의 공감능력이 부족해질수록 극성을 부린다. 물론 팬데믹이 사람들의 공감능력을 결여시켰는지 공감능력 부족이 팬데믹 현상을 부추겼는지? 선후를 분간하기 어렵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능력을 상실해가며 끼리끼리 열광하는 그들은 부조리 사회의 희생자들인지 아니면 '마술피리'에 희롱당하는 철부지들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생각건대, 몰려다니다보면 그들 자신의 의식세계를 정립하지 못하여 스스로는 더욱 외로운 '고독한 군중(lonely crowd)'이 되어 고립감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분명한 사실은 팬데믹 현상이 짙어질수록 공동체가 가야할 방향감각을 잃어버리는 혼란상이 벌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그 사회는 어쩔 수 없이 정체되어 가다가 성장잠재력이 마모되고 그 고통은 모두 대중의 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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