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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56>쑥갓에 와인?…'초록초록' 한식에 '핑크핑크' 로제

<156>프로방스 로제 와인

 

안상미 기자

동양에선 채소로 재배하는데 서양에선 꽃을 보기 위한 관상용이다. 향이 독특하고, 또 너무 강해서다. 근데 우리나라에선 데쳐먹고, 무쳐먹고, 탕에도 넣어 먹는다. 바로 쑥갓이다. 소위 '센캐(센 캐릭터)'인 쑥갓을 넣은 한식과도 같이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있을까.

 

꼬시래기에 두부, 잣, 쑥갓까지 곁들인 '꼬시래기 두부무침' 한 입에 옅은 살구빛 와인을 한 모금했더니 쑥갓의 향이 오히려 살아났다. 서로의 맛을 살려주는 짝꿍을 제대로 만난 셈이다.

 

권우중 셰프와 양윤주 소믈리에가 지난 11일 프로방스 와인 협회(CIVP)가 주최한 행사에서 프로방스 로제 와인과 한식의 조합을 소개하고 있다. /소펙사 코리아

프로방스 와인 협회(CIVP)는 지난 11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프로방스 로제 와인과 함께하는 초록빛 한식 상차림을 선보였다.

 

프로방스는 전세계에서 독보적인 스타일로 로제와인을 만드는 생산지다. 투명한 장밋빛에 달지 않고, 베리류의 과실향이 물씬 느껴지는 로제와인을 떠올리면 된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로제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진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와인이란게 마시다보면 처음엔 진한 레드와인에 빠졌다가 시원한 화이트 와인을 찾게된다. 이 둘의 장점을 모두 아우르는 로제 와인을 마시게 되는 순간이 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제15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인 양윤주 소믈리에는 "로제와인은 적포도로 만들어 색이 붉은 빛을 띄지만 양조할 때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듯이 빠르게 압착해 만들어 청량감을 느끼며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며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매력을 다 가지고 있는 로제 와인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권숙수의 권우중 셰프가 먼저 선보인 요리는 눈개승마 솥밥이다. 눈개승마는 봄에 나오는 산나물이다. 말렸을 때 맛이 더 좋아지는 나물 중 하나라 사계절 맛볼 수 있다.

 

다진 파와 마늘, 조선간장, 들기름, 멸치가루 등 넣어서 눈개승마를 살짝 짭짤하게 무쳐준다. 나물 준비가 끝나면 불린 쌀 위에 얹고 밥만 지으면 끝이다.

 

채식 위주의 한식 상차림과 같이 선보인 프로방스 로제 와인들. /소펙사 코리아

이제 나물솥밥에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볼 차례다.

 

사실 한식과 두루두루 어울리는 와인을 꼽으라면 로제 와인을 빼놓을 수 없다. 간장 기반의 짭짤한 맛, 참기름이나 들기름의 고소함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몇 가지 최악의 조합만 제외하면 되니 쉽다.

 

권 셰프는 "로제 와인은 잘 익은 김치까지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린다"며 "너무 쿰쿰한 젓갈 등과만 같이 마시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개승마 솥밥과 가장 어울리는 와인으로는 '샤또 드 프루시유 꼬뜨 드 프로방스'가 선택됐다.

 

양 소믈리에는 "시음한 와인들 가운데 잔당이 없이 드라이해 솥밥, 쌀 자체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었다"며 "상큼하고 풍미가 잔잔해서 음식을 한 입 더 먹게 만든다"고 느낌을 표현했다.

 

'꺌리송 드 꺌리산, 샤또 꺌리산'는 프로방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그르나슈, 생소, 쉬라 품종으로 만들었다. '라 비 앙 로즈, 샤또 루빈'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일반적인 프로방스 로제 와인보다 살짝 높다. 무게감이 있다보니 한식의 풍미에 맞추기 좋다.

 

꼬시래기 두부무침은 넣은 재료만 봐서는 그야말로 와인을 고르기 힘든 음식이다. 꼬시래기는 해초류 중 하나다. 와인을 잘못 곁들이면 해초류의 비릿함이 느껴질 수도 있고, 같이 무친 두부, 잦과 쑥갓 모두 개성이 강하다.

 

이런 꼬시래기 두부무침에의 짝꿍은 '777, 도멘 드 라 가르노드'가 꼽혔다. 비법은 소비뇽블랑과 같이 싱그러운 풀, 라임 등의 향을 뿜어내는 베르멘티노 품종이었다. 와인과 등을 질 것만 같은 쑥갓의 향을 오히려 한층 끌어내줬다.

 

셰프와 소믈리에. 이들은 음식에 와인을 맞출까, 와인에 음식을 맞출까. 각자의 업에 맞게 셰프는 음식, 소믈리에는 와인에 비중을 더 두지 않을까 예상했던 것과 달리 모두 음식을 기준으로 삼았다.

 

양 소믈리에는 "음식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와인"이라며 "요리를 우선 순위에 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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