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발밑을 잘 보라"는 격언이 있다. 이 말은 돌 뿌리에 채일까 봐 발밑을 잘 보라는 뜻 보다는 남을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다.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사자성어의 풀이이기도 하다. 자기반성이나 반조의 중요성을 뜻하는 사자성어로서 남을 탓하지 않고 잘못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나간다는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뜻도 조고각하와 통하는 의미이다. 불교의 선종 풍토(禪宗)에서는 이 조고각하의 의미를 밖에서 깨달음을 구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구하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또한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으라는 의미로 신발을 신고 벗는 곳에 '조고각하'를 써두기도 한다. 어찌 보면 자기 자신의 발밑을 잘 살피는 직접적인 의미로부터 자신의 행위까지 더 확장하여 남의 눈에 티끌을 지적하는 행위 따위의 비난이나 비판을 멈추라는 뜻일 게다. 필자가 가끔 찾아뵙는 스님 중에 조고각하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풀이하는 것을 들었다. "그때그때마다 붙들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조고각하예요.." 이 풀이 역시 진솔하게 다가온다.
남을 비판하는 무익한 일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발밑을 살피는 진중함으로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그 풀이로 울림을 준다. 조고각하와 반대되는 뜻의 한자성어로는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도 남을 탓하는 데는 총명하다는 '지우책인명(至愚責人明)'이 있다. 우리 속담으로는 '잘되면 제 탓이요, 못되면 조상 탓'이 있는데 말 그대로 어리석은 중생들의 대표적인 심리 아니겠는가? 타계하신 천주교의 김수환추기경이 한 때 "내 탓이오."라는 일깨워주는 말씀이 있었다. 서로 남 탓하느라 바쁜 세상에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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