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살이를 하는 2030세대 지인을 만나면 온통 울상이다. '영끌족'에 대한 금리인하 대책에는 관심이 조명되고 있지만, 전세 세입자는 뒷전이기 때문이다. 전세이자는 월세를 뛰어넘고 전세가는 두배로 뛰어 오른 데다, 보증금까지 '먹튀'를 당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지인 A씨는 "영끌족은 내 집 마련이라도 했지만 전세살이는 두배 이상 뛰어오른 이자를 부담하면서 길바닥에 돈을 버리는 느낌"이라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최근 실수요자 중심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6%를 넘기고 전세 보증금은 지난 2년 동안 수 억 원씩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6.22%로 올라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지난 7월28일 기준 3.87~6.22%로 집계됐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네 전세살이를 하는 지인 A씨는 오는 9월 재계약을 앞두고 시름이 크다. 4년 동안 묶어놨던 전세가가 3억4000만원에서 6억까지로 늘어났고, 전세대출금리가 2.6%에서 4.7%로 두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지인 A씨가 이 조건으로 계약하면 부담해야 할 대출 금액만 4억원에 달하고 한 달 이자는 130만원을 넘어선다. 월세로 바꾸는 것이 오히려 더 저렴한 상황이다.
여기에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따라잡는 '깡통 전세'까지 쏟아지며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피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1~6월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1595건이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최근 보증금을 돌려 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현 세입자에게 보증금 전액을 돌려줄 수 없게 되면서 집주인이 보증금 이자까지 물어줘야 하는 일마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자 골몰하고 있지만, 무주택도 서러운 전세 세입자는 이자 부담에 '먹튀'까지 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이들을 구제시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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