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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산업은행의 궤도 수정

#. 최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발표했다. 지난 2001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이후 21년 만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의미다. 대우조선을 품는 곳은 한화다. 산업은행은 지난 1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이번 딜이 최종 성사되면 한화가 49.3%의 지분을 얻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산은 지분은 28.2%로 2대주주가 된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에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대우조선은 지난 2008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인수를 원했던 기업이다. 당시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한화가 써낸 금액은 6조원을 넘었다. 그동안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7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들어갔다. '헐값 매각'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유다. 산은이 최대주주였던 STX조선해양도 5조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유암코-KHI인베스트먼트에 2500억원에 팔았다. 동부제철은 1조8600억원을 투입하고도 3600억원에 매각했다. 산업은행의 기업구조조정 실패작이다.

 

#.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산은과 연결실체가 있는 특수관계자는 KDB생명보험, 한국전력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부동산원, 에이치엠엠(HMM),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74개사에 이른다. 또 트로이카해외자원개발사모투자전문회사 등 특수관계사가 100곳이다. 산은 관계사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업계에서 부실기업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갑 오브 갑'으로 통한다. 관계사의 경영은 물론 인사까지 산은의 '입김'이 세다는 것. 부실기업을 지원해 정상화시킨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오랫 동안 부실기업을 보유해서 구조조정에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수많은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산은 직원들의 퇴직 후 퇴로를 만든 것은 아닌 지. 정권창출에 기여했던 사람들의 논공행상 자리를 만든 것은 아닐까. 정권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았던 산은이었기에 의심을 풀 수 없다. 일각에선 산업은행의 수명은 이제 다했다고 한다.

 

#.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 6월 말 기준 자본금은 22조2785억원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권이 여러번 바뀌었지만 기업 구조조정은 실패만 거듭됐다. KDB산업은행 윤리헌장에는 '고객을 존중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금융컨설팅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실패보다 성공사례가 많아야 한다. 또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고 윤리헌장에 적시했지만 수 차례 기업의 회생실패를 거듭하고 부실기업 최대주주로 위세만 등등했다. 산은의 관리로 회생의 길에 들어섰다고 평가받는 곳은 대우건설, HMM, 두산중공업 정도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산은의 역할보다는 자체 자생력을 키웠고 시장환경 변화가 뒷받침됐다는 해석이 많다.

 

#.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26일 대우조선 매각을 발표하면서 "매각 가격을 더 받는 것보다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손절을 통해서라도 기업 매각을 서두르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다. 주인없는 부실기업을 오래 떠안고 있을수록 회생이 어려운 만큼 시장에 빨리 매물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부산 이전이라는 숙제와 함께 지금까지와는 다른 산은의 궤도 수정이다. 외환위기 이후 20여년간 내려놓지 않았던 기업 구조조정이란 '기득권'과 '시어머니 고집'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또 예정된 부산 이사는 성공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박승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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