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고위험가구 "경제 붕괴 뇌관"
취약차주 1인당 이자부담 '25만9000원' 늘어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하면서 195만명에 이르는 고위험가구와 취약차주들이 '연쇄 도산' 위기에 놓였다. 이들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다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연 8%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빚을 진 195만여 가구는 집 등 가진 자산을 모두 팔아도 대출을 다 갚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38만1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를 차지했다.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4000억원에 달한다.
고위험 가구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초과한 가구를 뜻한다.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다 갚을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한다는 특징도 갖고 있어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다.
문제는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취약차주 이자 부담 또한 빠르게 불어난다는 점이다.
취약차주는 157만명으로 액수는 183조원에 달한다. 취약 대출자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 상태인(신용점수 664점 이하) 대출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지난해 말 전체 대출자의 6.0%를 차지했지만 올해 2분기(4∼6월) 말 6.3%로 늘었다.
특히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인상되면서 전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6조5000억 원 늘어났다. 이 중 3000억원은 취약 대출자가 감당하는 금액이다. 취약 대출자 1인당 평균 연간 이자 부담은 지금보다 25만9000원 늘어난다.
나머지 6조2000억원은 비(非) 취약차주가 상환해야 하며, 1인당 33만20000씩 더 내야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만일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른다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지금보다 13조원 늘어난다. 이 중 취약 대출자가 7000억원을 감당해야 하며, 취약 대출자 1인당 평균 연간 이자 부담은 51만8000원 증가한다.
업계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거듭 올리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함께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 서민금융 대다수가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 이들이 고정금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도 "최근 가계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취약 대출자의 이자 부담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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