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 슬픈 것은 단지 늙어 외모가 누추하게 변해가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병까지 앓게 되면 이는 비통한 일이 된다. 현대 국가는 국민의 노년과 건강 돌봄까지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다. 다양한 복지 혜택을 많이 준다는 정당이 선거에서 유리하므로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정책을 남발하곤 하는데 이 역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 뻔하다.
장수에 관한 단상을 얘기하긴 했지만 아무리 장수복을 으뜸이라 친다 해도 옛날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고려장' 풍습이 있어 왔다. 극심한 기근이나 흉년이 계속되다 보니 노동력 효용이 희소해지는 노인은 말 그대로 부담이자 짐으로 여겨져 생긴 악습 전통이리라. 그러나 평균 수명이 40세~50세를 넘기기 힘들었던 열악한 환경에서 고령 노인들이 얼마만큼이나 사회에 짐이 되었기에 그런 악습이 잠시라도 존재했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실제로 알래스카의 에스키모인들은 집안의 나이 연로한 부모를 마을 아주 먼 얼음 빙하 근처로 데려다 놓는 전통이 있다. 이렇게 되면 추위에 생명을 잃기 전에 아마 북극곰의 먹이가 먼저 될 것이다.
그래도 노인들은 기뻐하는 것이 쓸모없는 늙은 몸은 곰에게 식량이 되고 나의 사랑하는 자손들은 곰을 사냥하여 역시 건강하게 후손을 이어내려 갈 것이라는 것이다. 고려장이 없어지게 된 유래를 담고 있는 '기로전설(棄老傳說)'이라고도 불리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을 보면 고려장이라고 불리는 노인 유기가 없었다고 보기도 애매하다. 그러나 현대의 연로하고 능력 없는 고령자는 그저 경제를 축내고 의료비부담을 지우는 사회의 짐일 뿐이다. 그 인식 자체가 고려장과 다를 바가 없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