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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기자수첩] 국적기의 품격

지난 24일 세부 막탄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하는 승객이 찍은 세부 막탄 공항 활주로 전경. 오른쪽 위편에 대한항공 KE631기가 멈춰있다. / 독자 제공

대한항공의 여객기(KE631)가 필리핀 세부 막탄 국제공항에 부서진 채 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 이외에도 낮이면 막탄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승객들은 하늘색 여객기가 '이상한 곳'에 고개를 박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3일 KE631기가 악천후를 뚫고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멈춰섰기 때문이다. 사고 충격으로 동체는 반파됐으나, 170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무사했다.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사고기는 민가를 코앞에 두고 멈춰섰다. 운이 좋았다.

 

반면, 사고의 여파는 대단했다. 사고 이후 막탄 공항 국내·국제선은 폐쇄됐고, 25일이 돼서야 낮 시간대 운항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사고기 탑승 승객은 짐을 찾지 못해 조촐한 차림으로 여행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여행을 즐기고 귀국하려던 승객들은 발이 묶여 혹여나 잔여석이 없을까 공항 카운터를 전전했다. 10월 26일부터 11월 5일까지 세부 막탄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활주로 폐쇄로 인해 결항됐다. 세부에 즐비한 한인 식당과 여행 업체는 당황스런 소식에 한숨부터 쉬었다.

 

승객들은 정확한 정보와 신속한 대처를 바랐으나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항공권 할인 플랫폼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들은 정보 전달이 원활하지 않았고 현지에서 스마트폰 유심칩을 바꾼 승객들은 항공사에서 보낸 문자를 확인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결국, 여행객 스스로 단톡방에서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승객들은 공항이 폐쇄된 지도 모르고 공항을 찾는 등 타지에서 다사다난한 하루를 보냈다.

 

특히 한국에서 파견된 진에어 직원이 화가 난 한국 승객들 앞에서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명함을 주고 받고 '파안대소'를 하는 모습은 '아연실색'하게 했다. 또한 항의하는 승객에 무섭다는 듯 다가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는 직원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국적기는 한 나라의 얼굴이자 품격을 드러낸다고 한다. 항공기 사고는 흔히 규모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그 이면엔 항공사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국적기를 운항하는 항공사들은 원상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여객 서비스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없는지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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