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세계 최고의 와이너리(World's Best Vineyards) 2022
초행길에 헤매다가 도착하니 이미 늦은 밤. 어찌 들어가나 걱정했는데 주인장은 잠옷을 입고도 싫은 기색없이 반겨줬다. 프랑스 스위트 와인으로 유명한 소테른 지역의 한 와이너리에서 묵을 때의 일이다. 테이스팅 룸은 테이블과 의자 몇개가 다였지만 와인메이커와 정담을 나누며 와인을 마시기 충분했고, 샤또 2층의 방은 아늑하고 편했다. 1층의 레스토랑은 샤또의 와인과 천생연분인 요리를 내놨고, 다음날 아침 안개가 자욱한 포도밭 사이를 산책한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언제든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면. 무조건 바다 건너 첫 행선지는 와이너리다. 지난 2년 반 동안 곱씹고 또 곱씹었던 말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될 정도로 오래된 고대 건물부터 입이 떡 벌어지는 현대 건축물, 아니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과 어린이까지 반겨주는 패밀리 투어를 운영하는 곳까지 와인 뿐만 아니라 원하는게 어떤 여행이든 선택할 수 있는게 바로 와이너리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에 위치한 와이너리 주카르디 발레 데 우코에서 올해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World's Best Vineyards)를 발표하는 행사가 열렸다. 전 세계 500명 이상의 와인 전문가와 여행 전문가들이 투표로 선정한 결과다.
6개 대륙, 20개 국가에서 최고의 와이너리 100곳이 뽑혔고, 인도와 불가리아, 그리스 등의 와이너리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와이너리가 각각 11개씩을 올려 가장 많았다. 이번에 유튜브 생중계 이벤트가 진행된 주카르디 발레 데 우코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 1위에 오르며 명예의 전당에 처음으로 입성한 곳이다.
주카르디 발레 데 우코를 대신해 올해 1위 자리에 오른 곳은 이탈리아 투스카니에 위치한 안티노리 넬 키안티 클라시코다. 안티노리는 1385년부터 무려 600년, 26대에 걸쳐 와인을 만든 유서깊은 곳이다. 수퍼투스칸의 원조격인 티냐넬로의 생산자다. 지금의 와이너리는 7년의 공사를 거쳐 2012년에 문을 연 곳으로 방대한 예술 컬렉션도 훌륭한 볼거리다.
스페인 리오하 지역의 마르케스 데 리스칼은 2년 연속 2위를 차지한 곳이다. 1858년에 설립됐으며, 최초의 리오하 와인이 병입된 곳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리오하 와인인지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황금색 철사 그물로 와인병을 감싸기 시작한 시작한 곳도 마르케스 데 리스칼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마르케스 데 리스칼의 호텔은 지하 와인 창고 위에 들어서 있다. 티타늄 지붕의 반짝이는 빛은 와인의 즐거움을, 핑크빛은 와인의 색을, 골드빛은 마르케스 데 리스칼의 황금 그물을, 실버빛은 와인의 캡슐을 상징한다.
칠레 와이너리로는 몬테스와 비냐 빅이 각각 3, 4위에 올랐다.
북미에서는 미국 나파밸리의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7위),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리에이션(38위), 호주에서는 헨쉬케(36위)가 각 대륙의 1위를 차지했다. 어느 와이너리를 가장 먼저 갈 것인가.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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