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승자의 기록에 좌우된다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통하는 진실이다. 즉 역사는 강자의 서술에 의해 정사(正史)로 기록된다는 의미다. 중국의 동북아공정 차원의 역사 인식도 그러하고 일본 역시 일제 강점기 때에도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는 식민지 사관을 주입 시키곤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선대 왕조 건국 기록이나 같은 왕조 안에서도 왕권 찬탈만 보아도 그러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려 왕조를 세운 왕건은 원래 후고구려를 세우겠다는 기치 아래 국명 태봉의 왕이었던 궁예의 부하였으나 궁예를 죽이고 고려를 세운다. 삼국사기의 기록에서는 난폭하고 기괴한 행위를 일삼았다며 궁예를 포악무도한 군주로 묘사한다.
이에 비해 온유하고 주변의 신임이 두터웠던 왕건의 고려 건국을 칭송하며 역성혁명의 새나라 건국의 타당성을 옹호한다. 조선에 들어와서도 연산군을 폐위하고 중종을 왕위에 등극시킨 중종반정이나 광해군을 축출하고 인조를 옹립한 인조반정 역시 전대의 임금을 끌어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로서 연산군이나 광해군의 폭정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실제로 연산군이나 광해군이 타락하고 악정을 행했다고만 보기에는 불충분하다는 학설을 펴고 있다.
일일이 그 반론을 얘기하는 것은 불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당파와 계파 간의 이해나 중진 관료들 즉 사대부와 왕 사이의 세력 다툼이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라는 공통분모의 이유들이 있다. 필자가 볼 때 승자의 역사로서 행적에 맞추어보는 것이 객관성이 떨어질 순 있어도 왕조를 바꾸는 역성혁명이나 같은 왕조 내에서의 왕위 찬탈은 전대 왕조나 왕을 깎아 내려야 후자의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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