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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금리의 역습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8월(기준금리 2.0%) 이후 지난해까지 저금리 시대가 이어졌다. 초저금리가 1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저금리 시대 재테크가 개인과 기업의 관심사였다. 은행에 돈을 예치하는 대신 다른 투자처를 찾았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주식시장에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매수 주체로 맹활약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20~30대는 돈을 빌려 집을 사기 바빴다. 이번엔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심리가 강했다. 집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수도권 집값이 50~80%나 급등한 이유다. 하지만 시장은 일순간에 바뀌었다. 작년 10월께 정부의 대출 규제는 시작에 불과했다.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 물가가 치솟기 시작하면서 금리의 역습이 시작됐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는 미국 4.0%, 한국 3.0%까지 도달했다. 멈출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고금리 시대의 시작이다.

 

미국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기존 3.0~3.25%에서 3.75~4.0%로 0.75%포인트(p)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대신에 '더 오래, 더 높이'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은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4%대에 진입했지만 더 올릴 기세다. 시장에선 미국의 금리 5% 시대를 예상한다.

 

우리나라의 금리도 오를 일만 남았다. 지난 2014년 8월 2.0% 이후 2020년 12월 0.5%를 나타냈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10월까지 여덟 차례 인상을 통해 2.5%p 올랐다. 현재 연 3.0%. 문제는 오는 24일 금통위에서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격차는 1%p다. 과거 1.5%p까지 벌어진 적이 있지만 물가상승과 원화값, 외국인 투자 등을 감안하면 인상할 수밖에 없다. 베이비스텝(0.25%p)이든 빅스텝(0.5%p)이든 인상이 유력하다.

 

금리의 역습은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를 억누른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 활동이 위축되고, 고용이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취업도 감소하고 소득이 떨어진다. 개인 소비가 위축되는 이유다. 경제가 악순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이 두려운 이유다.

 

이미 곳곳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곡소리가 나온다.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신용대출 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7~8%까지 급등해 이자 부담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 안팎 커졌다.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배경이다. 주식시장의 3분기 하루 거래대금(13조8000억원)은 1년 전에 비해 47%나 급감했다. 금리 유목민은 높은 금리를 찾아 은행 예적금에 몰리고 있다.

 

급격한 금리인상 뒤에는 반드시 경기침체가 온다는 통설이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오르면 경기침체 현실화가 불가피하다. 침체가 시작되면 적어도 2년은 버텨야 한다. 금리인상 속도와 폭에 따라 그 기간은 더 길어질수도 있다. 금리는 오르고, 소득은 정체될 것이 자명하다. 우리나라의 샐러리맨과 중소기업은 190m 지하에서 211시간 만에 생환한 '봉화의 기적' 처럼 버틸 수 있을까. 금리의 역습이 멈출 때까지 희망을 품고 견디는 방법밖에 없다. 바람과 소나기를 피할 순 없다. 금융당국과 은행은 우산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 기술력과 경쟁력에도 당장 자금이 없어 문을 닫는 기업이 없도록 '커피믹스' 역할을 해야 한다. /금융·부동산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박승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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