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길은 여기 있으매 두려워하고 /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 이르고 갔습니까 /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잎처럼 /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을 모르는구나 / 아, 미타찰에서 만날 나는 도를 닦으며 기다리련다. 제망매가는 신라 경덕왕 때 월명사라는 스님이 지은 향가이다. 스님은 죽은 누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스님이 재를 올리면서 이 노래를 부르니 홀연히 바람이 일면서 지전을 극락세계 방향으로 날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제망매가는 누이를 먼저 보내고 가슴 저린 아픔을 절절히 표현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큰 아픔이 있었다. 현장에는 슬픔을 담은 조화가 줄을 이었고 분향소에는 추모하는 발길로 많은 사람이 아픔을 함께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망자를 좋은 곳으로 보내주기 위해 천도재를 올린다. 불보살의 힘으로 망혼을 극락과 같은 곳에 보내주고자 하는 의식이다. 일반 민가에서 상을 당하면 사십구재를 지내는데 이것 역시 불교의 천도재에서 유래한 것이다.
큰 사건이 있을 때 사회적 차원에서 지내는 위령제는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지내는 천도재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교를 초월해서 망자들을 좋은 곳으로 보내주려는 마음이 하나로 모인 것이다. 제망매가 노래가 지전을 극락세계 방향으로 날린 것처럼 추모하는 마음이 모여 망자들을 좋은 곳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불교에서는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입적이라고 표현한다. 고통과 번뇌의 세계를 떠나서 고요한 적정의 세계로 들어감을 뜻한다. 모쪼록 망자들이 이 세상에서 마주쳐야 했던 고통에서 벗어나 극락세계에 임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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