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2022년 와인 톱100 와인스펙테이터 ②제임스 서클링
지난 열두 달 동안 시음한 와인만 총 3만2000개. 역대 최대치다. 팬데믹으로 멈춰있던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 작년보다 7000개가 늘었다.
그럼 어디 계산을 해보자. 일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년 내내 매진했다고 가정해도 하루 평균 90잔에 달하는 와인을 맛보고 평가해야 한다. 물론 제임스 서클링 혼자가 아닌 시음팀이 있었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수치다.
와인스펙테이터(WS)는 점수로 평가한 품질 외에도 가격과 접근성 등까지 고려해 100대 와인의 순위를 매긴다. WS에서 올해 1위를 차지한 와인의 점수가 94점으로 10위 와인 98점보다 낮을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 제임스 서클링(JS)은 천문학적인 가격의 소수 와인을 제외하고는 품질이 우선이다. 올해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와인은 모두 99점 이상이다. WS는 WS대로, 또 JS는 JS대로 100대 리스트를 챙겨볼 묘미와 핑계가 있는 셈. 와인을 살 때보면 병에 점수와 함께 'WS' 혹은 'JS'라고 표기되어 있는게 바로 이들을 말하는거다.
무려 3만 종류가 넘게 맛을 본 제임스 서클링이 꼽은 올해 최고의 와인은 보리우 빈야드의 '죠르주 드 라뚜르 프라이빗 리저브 2019'다. WS와 마찬가지로 미국 나파밸리 와인이 1위 자리에 올랐다. 2019년은 전 세계적으로 '굿빈(좋은 빈티지)'이지만 특히 미국 나파밸리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죠르주 드 라뚜르는 100점을 받았다. 전설로 남았던 1974년 빈티지를 떠올릴 정도로 평가됐다. 최고의 나파밸리 레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타닌은 섬세하고, 아로마와 풍미는 복합적이다. 지금 마셔도 좋지만 5~6년 뒤가 더 기대되는 와인이다.
리슬링 전도사답게 2위는 독일 리슬링 와인인 '쿤스틀러 리슬링 라인가우 홀 GG 202'가 차지했고, 4위는 100대 와인에 자주 이름을 올렸던 '샤또 스미스 오 라피트 페삭 레오냥 2019'다.
예상치 못한 조합도 이번 리스트에서 꼭 챙겨봐야할 부분이다. 알자스의 피노누아, 워싱턴의 그루나슈같이 말이다.
3위는 프랑스 알자스에서 피노누아로 만든 '알베르만 피노누아 알자스 그랑아쉬 2020'이다. 알자스에서 화이트 와인이 아닌 레드와인의 품질이 이렇게 상위권에 오를 정도일 줄은 몰랐다.
5위는 미국 워싱턴에서 그르나슈로만 만든 '케이빈트너스 그르나슈 더 보이 2019'다. 특히 가격이 50달러 안팎으로 매력적이다.
화이트 와인에 대한 애정이 깊기로 유명한 제임스 서클링이지만 올해 목록은 레드가 우세하다.
제임스 서클링은 "프랑스 보르도에서 훌륭했던 2019년 빈티지의 레드와인이 12개나 포함됐고, 2019년이 유독 뛰어났던 나파밸리 와인 역시 17개로 두드러진다"며 "반면 이탈리아와 남미 지역의 와인은 더운 날씨로 품질이 기대 이하라 선택을 많이 받지 못했다"고 했다.
연말 와인 장보기를 위한 힌트는 다 나왔다. 비단 100대 리스트에 없는 와인이라도 보르도나 나파밸리 2019 빈티지가 보인다면 일단 쟁이고, 가성비가 좋아도 이탈리아와 남미 와인은 다시 한 번 고민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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