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예고되면서 와인도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 불황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와인이다. 아니, 재테크 측면에서 보면 주식이나 원자재, 슈퍼카나 명품보다 가격이 더 들썩였다. 팬데믹에 음식점과 술집은 문을 닫았고, 시중 유동성이 풀리며 사치품 가운데서도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고급 와인을 너도나도 찾았다. 팬데믹 호황이라 부를 만큼 오히려 전성기였다. 특히 작년은 와인 거래량과 거래액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한 해였다.
그랬던 와인이 꺾이기 시작했다. 와인 역시 경제 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셈이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Liv-ex·리벡스)에 따르면 전 세계 최고의 와인 100종의 가격 변동을 추적하는 리벡스 파인와인 100이 지난 7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1년 6개월 만이다. 10월부터는 월간 하락세가 이어지더니 이달 역시 가격이 오른 와인보다 내린 와인이 더 많다.
전체 와인의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던 샴페인과 부르고뉴 와인까지 모두 가격이 내리기 시작했고, 이마저도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다. 품질만 좋다면 아무리 돈을 써도 상관없던 시대는 지나갔단 얘기다.
리벡스는 저스틴 깁스 부회장은 "어떤 상품도 가격이 영원히 오르기만 할 순 없다"며 "2015년부터 상승세였던 고급 와인의 가격이 하락하는 지표가 늘고 있지만 와인시장은 단기적인 시각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년 전망을 밝게 봤다.
'2022 제라르 바셋 글로벌 파인 와인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와인 시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중은 90%에 달했고, 이 가운데 30%가 '매우 긍정적'으로 봤다.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이들은 10%에 불과했다. 기존에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고급 와인의 소비층이었다면 팬데믹을 거치면서 젊은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 소비자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좋은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와인을 배우는 이들이 늘어났고, 투자수요도 가세했다.
이번 리포트 설문에는 56명의 마스터 오브 와인(MW)을 포함해 800명이 넘는 전 세계 와인 전문가가 참여했다.
와인 시장 전망이 좋다면 이제 관건은 어떤 와인의 가격이 더 오를지다. 이왕이면 더 오를 와인을 쟁여둬야 하니 말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가격이 상승할 와인으로 역시 와인 종주국 프랑스(43%)를 꼽았다. 이탈리아(26%)와 미국(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 샹파뉴(18%)와 프랑스 부르고뉴(16%), 이탈리아 피에몬테(16%), 이탈리아 토스카나(9%), 미국 캘리포니아(9%)가 상위에 올랐다. 보르도는 순위에서 밀렸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역시 프랑스(44%)가 꼽혔다. 수요가 많긴 하지만 오를대로 오른 가격이 부담스러운 탓이다. 하락 예상 지역 2위는 호주(22%)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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