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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

[한용수의 돌직구]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

 

/정책사회부 한용수 기자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가 초읽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안정세를 보이는 등 정부가 지난해 12월 제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건이 일부 충족해서다. 내주쯤 마스크 의무 조정 논의가 정식 시작될 전망이다. 마스크 의무 해제의 변수가 됐던 최근 중국의 유행 상황에 대해 정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19 발생 이후 만 3년 만에 마스크를 벗는 일상으로 다시 되돌아갈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코로나19가 펜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순간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중등도는 낮아지며 감염 후 치료 후 면역력을 얻는 과정을 거쳤다. 계절성 독감처럼 매년 주기적으로 예방주사를 맞으면 되는 풍토병 정도로 변모할 수 있을까. 다만, 바이러스 특성상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에 대응해야 하고, 그에 맞는 개량백신 개발 등 여전히 긴장의 고삐는 풀어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마스크를 곧 벗게 되는 마당에 대다수 선진국들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 않은 점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부분이다. 마스크 의무화가 코로나19 방역에 도움을 줬다고 할 수 있으나, 그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놓고 인권침해 등 사회적 갈등과 논란이 없지 않았다. 실내외 공간을 들락거릴때마다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하는 것도 여간 불편하지 않은 일일뿐더러, 합리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다. 이제 그런 갈등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벗는 행위를 있는 그대로 포용하고 인정해주는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이 '이제 안심해도 된다'는 메시지로 읽혀서는 안된다. 다행히 지난해 9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뒤 지금까지도 야외에서 상당기간 많은 사람들이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왔다는 걸 보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오히려 마스크를 이제 곧 벗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 하나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공동의 연대를 이어갔다는 의미를 되새기는 일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2002년 월드컵 이후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가지 목적으로 같은 행동을 했던 적이 있었던가. 재벌집 막네아들부터 길거리 노숙인까지 우린 마스크를 함께 쓰며 전염병에 저항하고 버텨냈다. 부자라고 마스크 두세개를 쓰지도 않았고, 가난하다고 하루 한 개의 마스크조차 구하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마스크에 있어선 누구나 평등했고 색깔을 나누지도 편을 가르지도 않았다.

 

이제 마스크를 벗더라도 마스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인가 함께 해온 동반자였다는 사실은 잊지 않길 소망한다. 올해는 지난해 최악의 무역적자에 이어 마이너스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 모두 1%대 저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서 서로의 바짓가랑이를 잡기보단 마스크로 하나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경제난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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