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30주째 내림세
대치동 ‘우성 1차', 6개월 만에 전셋값 10억원 떨어져
“갭투자자, 역전세난으로 만기된 세입자 보증금 되돌려주기 어려울 것”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속수무책으로 하락하면서 전세 계약 만기가 지났는데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1.15% 하락했다. 지난 6월 13일(-0.01%) 하락 전환한 뒤 30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61.2를 기록하며 지난 6월 6일(95.0) 이후 지수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이보다 낮으면 전세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진 것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임차인 우위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전세가격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임차인들로 인해 호가의 하향 조정과 급매 거래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전셋값이 추락하는 원인으로 전세 수요 급감을 꼽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건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5만5882건으로 조사됐다. 1년 전 전세물량(3만1220건)보다 78.9%(2만4662건)나 급증했다.
전세 수요 감소로 매물 적체가 심화되면서 서울 지역의 평균 전셋값도 하락했다.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94만원을 기록하며, 1년 전 평균 전셋값(6억6614만원) 대비 4.4%(2920만원) 떨어졌다.
특히, 일부 권역에서는 전셋값이 최고가 대비 약 40% 이상 하락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엘스'는 이달 전용면적 119㎡가 12억50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지난해 5월 최고가(20억5000만원) 대비 8억원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우성 1차'는 이달 전용면적 127㎡가 12억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지난해 4월 최고가 22억원과 비교하면 하락률은 45.5%(1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약세가 지속될 경우 전세 계약 만기가 지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영끌 빚투는 내 집에 내가 살고 있으니 허리띠를 졸라매면 버틸 수 있지만 갭투자자는 역전세난으로 만기 된 세입자의 보증금을 되돌려주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하락한 보증금만큼 역월세라도 지급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세입자에게 제때 채무 상환을 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자가 돼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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