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흩어져야 사는 시대가 끝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주일에 한 번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약국을 찾아 줄을 섰다. 3년 전 국민들은 낙담했다. '이게 나라냐, 마스크가 부족하다니'. 하지만 우리나라의 방역은 세계에서 모범으로 꼽을 정도였다. 코로나19 방역을 잘하는 나라로 주목을 받았다.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공무원과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질병에 국민들도 일사분란하게 동참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모임을 자제하고 헤어짐을 선택했다. 3년의 세월이 흘러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다. 물론 약국, 대중교통 등을 제외하고다. 갈 길이 남았지만 일상으로 초대되는 느낌이다. 습관은 무섭다. 3년 동안 착용했던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 습관 처럼 마스크를 찾게 된다. 언제쯤 완연한 일상이 가능할까.
#. 코로나19로 은행 영업시간도 단축됐었다.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1시간 줄었던 영업시간이 예전처럼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로 바뀌었다. 2021년 7월 12일 은행들은 당초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1시간 줄였다. 정부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다. 같은 해 10월 금융 노사(금융노조-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이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하지만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일정이 발표된 이후에도 노조는 영업시간 정상화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 사용자 측은 노조의 완벽한 동의가 없더라도 영업시간을 일단 정상화했다. 노조는 사측을 대상으로 가처분신청이나 민형사상 소송을 걸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반대하는 노조가 금융소비자 우선이란 명분을 이길 수 있을까.
#. 주요 금융지주 차기 회장 결정이 막바지다. NH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 BNK금융까지 차기 회장을 선임했거나 내정했다. 우리금융만 남았다. '내치(내부출신 선임)'와 '관치(관료출신 선임)'가 충돌했다. 연임이 조직의 안정은 가져오지만 내부통제 미비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관치'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내치'의 논리가 팽팽했다. 결과는 무승부가 유력하다. 양쪽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그림이 예상된다. 연임엔 실패했지만 내치에 성공한 금융회사는 그나마 다행이다. 바람이 불었지만 고요해졌다. 하지만 다시 관료 출신이 들어선 조직은 일상이 아닌 변화의 기로에 섰다. 그 변화가 개혁과 발전으로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 약국과 지하철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날을 고대한다. 완연한 봄 처럼, 자유로운 일상을 꿈꾼다. 은행 영업시간도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반대하는 노조가 파업까지 가지 않길 바란다. 과거 파업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은행원이 파업을 해도 일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을 촉진하는 명분만 줄 뿐이다. 금융소비자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명분이 되어야 한다. 소유분산기업(사실상 주인이 없는) 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두고 치열했던 겨울이다. 민간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간 줄다리기가 끝났다. 진통이 있었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3년 후 내치 또는 관치가 다시 회귀한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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