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불황에서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중 보복소비 현상으로 시작한 고성장세가 3고 사태(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 스몰럭셔리, 스놉 현상 등 2030세대들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고급품 소비 풍조가 근간이다. 여기에 K-문화 인기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매출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지난 8일에 2022년도 실적을 발표한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2조원을 훌쩍 넘은 백화점 매출을 공개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부문 매출이 3조2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42.9% 가량 늘어난 4980억원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신세계는 백화점 부문에서 전년 대비 16.4% 오른 2조4869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5018억원을 냈다.
롯데는 외국인 매출 1% 대 이하였음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했으며, 신세계는 백화점 실적을 선두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갱신에 성공했다. 오는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백화점 또한 높은 매출이 기대된다.
주요 유통 대기업이 백화점 매출을 토대로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점포별 매출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조원대 매출액을 올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필두로 총 11곳의 백화점이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올해 약 2조4000억원대 매출을 내며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더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년 연속 글로벌 매출 1위 기록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매출은 2조8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3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백화점 업계의 매출 출처는 명품 관련 거래액과 하이패션이다. 지난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성장률은 평균 22.83%에 달한다. 직전해까지 이어진 보복소비에 따른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롯데 25%, 신세계 21.1%, 현대 22.4%를 기록했다. 여기에 백화점 사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명품 외 패션 부문 성장세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상태다.
견조한 명품 매출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점차 첫 명품 구매 연령이 낮아지면서 수요층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엔코는 2030년까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알파세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가 전 세계 80%를 차지하는 가장 큰 명품 구매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백화점이 명품을 토대로 역대급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올해 성장 둔화를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소비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 전망하는 가운데 유통업 내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백화점 업태는 가치 있는 것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가치소비', '양극화 소비'를 흡수하며 저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백화점 3사 매출 증가율은 3.7%에 그치며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고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실적 둔화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매출 성장세 둔화는 경기전망지수에도 반영됐다. 지난 달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서 백화점은 71을 기록했다. R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은 긍정 평가로, 이하는 부정 평가로 본다.
앞서 4분기까지 백화점 업계는 다른 업태와 대비되는 경기 기대감을 나타냈으나 본격화한 해외여행과 경기불황 장기화에 따른 불황형 소비 확산이 전망 부정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화점 업계가 주목하는 2023년 매출 동력은 외국인 관광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나타난 보복소비 열풍은 해외여행에 대한 기회비용"이라며 "해외여행이 본격화하면 자연스럽게 성장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국인의 해외 여행은 곧 외국인의 방한을 뜻하기도 한다"며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방한 외국인 수가 크게 늘면서 주요 백화점 점포에는 외국인 매출이 급격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최근 6개월간 주요 백화점 점포는 전년 대비 외국인 매출이 약 60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590%, 신세계 백화점 본점은 600.3%, 갤러리아 명품관은 500% 이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각 점포별로 외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다. 코로나19 이전 해당 점포들에서 외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15%에 이르렀던 점을 고려하면 매출 성장여지는 크다.
더불어 팬데믹 이전에는 없었던 플래그십 점포들이 신(新)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성장 잠재력은 더욱 큰 것으로 생각된다. 대표적으로 더현대 서울은 관광 재개를 맞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2.8% 늘고 객단가는 26.3% 신장했다. 스트레이키즈, 뉴진스,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의 팝업스토어가 열리면서 K팝 팬 등에게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신 명품브랜드 중심으로 꾸려진 점포 구색에 패션 핫 플레이스로도 떠오른 게 주효했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방한 외국인 수는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 방한 외국인 수는 53만9273명인데, 2019년 1월 방한 외국인 수는 110만4803명에 달한다.
백화점 업계는 관광 재개를 맞아 본격적인 외국인에 대한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신규 외국인 고객 유입을 위한 할인 쿠폰 및 기프트 등 웰컴 프로그램과 압구정 상권과 연계한 제휴 혜택 등 외국인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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