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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한국경제의 함정 ② - "네 탓이다, 네 탓이다"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혼란이 더해지는 국제환경 속에서 한국경제는 성장잠재력 저하, 가계·기업·국가 부채 증가, 대외경쟁력 약화 같은 곤경에 마주쳐 있다. 정말 큰 문제는 우리사회에 불신풍조가 어지럽게 뒤엉켜가면서 위험과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그 실마리를 찾아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나 아래서나 경쟁하듯 "네 탓이다, 네 탓이다"하며 내지르는 괴성에 진저리가 처진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세상에서 국민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지속하려면 사회 구성원 간에 수많은 의견을 집합하고 조율하는 능력인 신뢰가 두터워야 한다. 경쟁하면서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협력해야 해결방안이 찾아지고 서로 경계하는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나는 무조건 옳고 남은 덮어놓고 틀렸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와 잘못 하고도 고치려 들지 않는 과이불개(過而不改)" 혼돈 속에서 헤매고 있다.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고, 진실이 뭉개져 거짓말 파편이 된다. 공생이 아니라 사실상 공멸을 외치며 끝없는 아귀다툼을 하는 동안 사회적 수용능력은 시나브로 무너질밖에 없다. 지도층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의논하기보다 자신은 무조건 높이고 남은 막무가내 헐뜯는 자찬훼타(自讚毁他) 심리를 부추겨 불신을 조장한다. 덮어놓고 으르렁거리며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세상에서 어찌 내일을 기대하겠는가? 오래전 차 뒤꽁무니에 매단 "내 탓이오 내 탓이오"구호가 마침내 "네 탓이다, 네 탓이다."로 바뀐 셈이다.

 

잘못을 고치려들면 허물을 씻어낼 수 있지만 고치지 않으면 점점 굳어져 악습으로 변한다. "잘못하고도 고치려들지 않는 행실이 허물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 논어 위령공 29)고 하였다. 자신의 허물을 외면하는데 어떻게 허물을 고치겠는가? 자신의 허물은 개의치 않고 툭하면 상대방에게 덤터기를 씌워 사정없이 헐뜯는 인면수심 작태가 여기저기 눈에 띄는 까닭이다. 하구한날 거짓말을 듣다 보면, 듣는 사람들조차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러려니 하며 타성에 젖게 된다. 말장난으로는 불신풍조가 해소되기는커녕 갈수록 커갈밖에 도리가 없다.

 

아시타비, 자찬훼타에 익숙해진 모리배들이 한 가닥 수치심도 죄의식도 없이 밤이나 낮이나 쉬지 않고 외치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은 과연 무슨 뜻일까? 국민들이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헤아리지 못하는 한 우리사회를 곤두박질치게 할지도 모르는 불신의 함정은 더 커갈게다. 따지고 보면 후백제, 고려, 조선의 패망의 원인은 지도층 의 상호불신 때문이었다. 까마득한 옛날 전제군주시대에도 사마천은 "사회의 흥망성쇠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는데 달려 있다"고 사기 상군열전(商君列傳)과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하였다. 불신사회에서 신뢰사회로 가는 전환점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할지 짙은 안개에 싸여 있다.

 

끝없는 탐심에서 비롯되는 지도층 인사들의 네 탓이다, 네 탓이다 하는 헐뜯기 타령부터 자제해야 만 한다. 망국적 불신풍조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나라의 미래를 장담하지 못한다. 트러스트(Trust)를 쓴 후꾸야마(F. Fukuyama)는 "국가경영에서 경상적자, 재정적자보다도 '신뢰의 적자(deficit of trust)'가 한층 더 위태롭다"고 했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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