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 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이 증권시장의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단,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개장 직전 미국 정부가 예금 전액 보증 의사를 밝히며 진화에 나서면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1시 28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4(0.07%) 하락한 2392.37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의 경우 SVB 파산 여파에도 강보합세를 보이며, 장을 시작했으나 외국인의 '팔자'에 장중 하락 전환했다. 거래주체별로는 기관은 193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608억원, 개인은 1369억원씩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04(1.02%) 하락한 780.48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은 733억원, 28억원을 사들였으며, 기관은 488억원을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SVB 파산이 단기 변동성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 시스템 리스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개입해 SVB에 예치된 돈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SVB 사태의 확산 우려는 결국 예금 인출이 중단될 경우 기업들이 재무 활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인데,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우려가 더 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은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국내 주식 시장에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SVB 파산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주가 조정 시 매수 대응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SVB의 경우 다른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과도하게 미국채 투자비중이 높다. SVB의 미국채 비중 확대에 따른 이자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등 특수한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라지만,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들의 자산 규모는 SVB보다 10배가량 많다"며 "대형은행들은 또 주로 벤처캐피탈(VC)만을 고객층으로 삼았던 SVB와 달리 자금 조달처가 다양하다. SVB를 빼고 사실상 운용자산 대부분을 미국채에 투자한 은행이 많지 않았단 점도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태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경로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블랙스완' 이벤트가 나타날 가능성을 보여준 첫 사례로, 긴축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고려할 것이란 분석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시점부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 나갈수록 경제의 가장 약한 부분부터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SVB 사태가 보여줬다"며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여지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은 순식간에 그들의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왔다. 이미 채권시장은 연준의 태도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SVB 사태로 은행주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45%, 1.76%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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