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신세계백화점에 평균 연령 30대의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노조 측은 내부 직원의 노조 가입 독려와 사측의 불투명한 평가 체계 개선에 대한 활동을 첫 번째 행동과제로 삼았다.
16일 신세계노조는 신세계백화점 내 첫 노조 설립 사실을 알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노조의 정식 출범이 향후 신세계의 경영 활동과 타 계열사 내 노조 설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 오후 김영훈 신세계 노조 위원장과 조합원 7명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 섬유·유통노동조합에 소속했으며, 16일 현재 총 2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가입자 대다수는 30대와 40대다.
기자회견에서 노조 측은 ▲일방통행식 임금협상 중단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개편 ▲물가상승율에 따른 임금인상 ▲인력 충원과 업무폰 지급 등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메트로 경제> 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 달 17일 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노조 설립 소식을 전한 후 자발적으로 가입한 사람들의 수가 200여 명"이라며 "첫 번째로 염두에 둔 안건은 인사 제도 개편과 합리적인 성과금 지급"이라고 말했다. 메트로>
김 위원장은 신세계의 내부 인사고과 제도에 대한 내용이 직원들에게 공개된 바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사측이 설정한 승진을 위한 소요 기간도 지켜지지 않고, 인사 평가 근거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인사 평가 제도를 앞으로 절대 평가로 운영하고 승격의 기회를 보장하도록 하며 평가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노조의 첫 과제다.
더불어 역대급 호실적을 거두고도 조삼모사식 성과금을 지급한 것도 해결할 과제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신세계가 2월 초 전 직원에게 지급한 400만원은 별도로 마련된 재원이 아니라 올해 예산을 미리 당겨 차감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점포별로 해당 금액이 차감 처리돼 있다.
김 위원장은 내부 직원들의 불만 사항이 폭발한 건으로 1월 1일 신정 근무를 지목했다. 그는 "신정은 국가 공휴일 중 하나지만 사측은 12월 중순 경 급작스럽게 신정 정상 영업을 통보했다"며 "이때 정상 영업에 대해 사측이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 조율을 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분노가 일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신세계백화점 노조 출범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향후 노조 활동이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기성 노조와 달리 'MZ세대'로 구성 된 신생 노조들이 주로 정례 파업과 정치적 투쟁보다는 기업에 근로자의 권리와 지위에 대한 협상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과거 제조업, 50대 중심 노조의 활동과는 결이 다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세계 그룹의 경영활동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신세계는 2011년 복수 노조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각 계열사의 노조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내부 문건을 만들었다가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문건에는 직원 사찰, 선전전·단체교섭 등 노조 활동 시 대응 시나리오, 노조 대응 조직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노조 탄압 논란이 있었던 만큼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가 프로모션 진행에 따른 업무 가중과 처우 개선 문제를 겪었던 만큼 신세계백화점 노조 설립이 여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G 활동에는 기업 내 구성원들에 대한 정당하고 합리적인 대우도 들어가 있다"며 "과거와 같은 탄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단체가 설립됐다는 점에서 신세계 내부 정비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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